-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같은 사안으로 소송을 낸 손태승 회장이 승소판결을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두 소송이 최고경영자의 내부통제와 관련한 제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사실상 다른 점이 없어 업계에서는 승소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9월 초 라임펀드 판매 등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와 관련해 제재심을 연다. 하나은행은 기관경고, 지성규 부회장은 문책경고 등 중징계 통보받은 상황이지만 앞서 제재심을 마친 어느 금융사보다 제재 완화를 놓고 기대가 커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징계 관련 1심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 하나은행은 잠재적 경쟁자 될 수 있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가시화돼 긴장하게 됐다. 충남도가 주도하는 TF가 매주 모임을 진행하며 대기업과 증권사 등에 출자를 타진하고 있다. 충청권 지방은행은 2023년 출범을 목표로 출자금 3천억 원 수준으로 충남, 충북, 대전, 세종을 아우르며 영업점을 10곳 정도 낼 계획을 세워뒀다. 하나은행은 과거 충청은행을 인수해 탄탄한 지역기반을 다져왔고 대전하나시티즌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 1금고에도 재선정되며 여전한 입지를 확인했던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 하나카드가 하반기에 ICT본부를 신설하고 김수용 전 롯데카드 IT기획팀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ICT본부는 중장기 IT전략을 수립하고 로봇업무자동화(RPA) 등 디지털 인프라와 신기술 적용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ICT본부 설립은 하나은행 ICT그룹장과 하나금융지주 ICT총괄을 역임한 권길주 사장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카드는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8월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지면서 하나카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머지포인트 영업중단 한 달 전 하나멤버스와 머지포인트 제휴로 연간권을 판매했다. 하나멤버스서비스 운영은 하나카드에서 맡고 있다. 금감원은 머지포인트 연루된 카드사 영업실태 점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제휴파트너의 등록 여부와 사업 지속가능성 등 확인하지 않고 협업을 추진한 점을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 하나손해보험이 데이터전략분야 경력직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월23일부터 29일까지 데이터전략분야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만 세 번째 진행된 것으로 이번에는 관련 업무 5년 이상의 팀리더급 채용에 나섰다. 최근 마이데이터, 공공의료데이터 등 보험업계 데이터 활용폭이 넓어지는 추세로 특히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나손해보험은 최근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 달라지는 상품 내놓는 등 디지털혁신 경쟁력 강조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 NH농협금융 가계대출 중단 전격 결정에 고객 불만 높아져
- NH농협금융지주가 201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3330억 원 규모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실시한 결산배당에 더하면 배당성향은 39.2%로 금융지주 가운데 농협금융의 중간배당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금융회사의 배당잔치 놓고 따가운 시선도 있지만 농협금융지주는 배당금 전액이 농협중앙회로 돌아간다는 특수성이 있어 이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농협중앙회는 단위농협에 배당금을 지급해 비료, 농자재, 사업자금 지원 등 실질적 농업 활동자금으로 사용한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다른 금융지주사와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 NH농협은행이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가상화폐 입출금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트래블룰이 가상화폐 거래소의 의무사항이라는 점에서 이런 요구가 다른 거래소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부과한 의무로 가상화폐를 이전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사업자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빗썸과 코인원은 가상화폐 사업자 신고를 위해 농협은행의 실명계좌 확인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농협은행이 트래블룰 적용시기를 9월25일로 강행한다면 유일하게 사업자신고를 낸 업비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빗썸과 코인원은 고객 수나 거래 실적면에서 업비트에 한참 못 미친다. 대형 시중은행인 농협은행이 실명계좌 발급에 너무 깐깐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 농협이 창립 60주년 맞으며 범농협 차원에서 각종 이벤트 진행하는 등 축제 분위기이지만 농협금융은 대출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NH농협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맞추기 위해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7월 말 기준 가계대출잔액 증가율이 7.1%로 금융당국의 연간 목표치 6% 이미 넘어섰다. 신용대출을 연봉한도로 축소하는 것도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결정했다.
-농협중앙회도 지역 농축협의 신규 집단대출 제한하고 DSR도 60%에서 40~50%로 자체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준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대출을 중단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농협상호금융은 올해 1~7월 가계대출 10조1900억 원 증가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78조8천억 원)의 12.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12조4천 억원)의 82.1%에 이르는 수준이다.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농협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는 집단대출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집단대출은 중간에 모집인 수수료가 발생하는 탓에 마진이 크지 않아 다른 시중은행은 꺼리는 분위기인데 농협은 소비자를 유치하면 다른 상품 거래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를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접근성이 좋다. 지역조합과 은행을 모두 반영하면 사실상 농협의 영업 네트워크가 금융권에서 가장 넓다. 대출중단 관련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고객 피해을 향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 금융감독원이 중단됐던 NH농협생명 종합검사를 9월1일부터 7일까지 실시했다. 검사는 재개했지만 방역지침 등 고려해 규모나 일정은 대폭 축소됐다. NH농협생명은 6월21일부터 금감원의 현장검사를 받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검사가 중단됐다. NH농협생명 종합검사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끝났는데 검사기간이 길어지면 수검기관의 부담 늘어날 수 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금융감독의 방향성에 변화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검사를 빠르게 마무리한 배경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관련 CEO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지 시선이 모인다. 재판부는 8월27일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은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항소는 9월10일까지 제기해야 한다. 1심 판결만으로 손 회장이 징계 취소가 확정된 것은 아닌 셈이다.
다만 이번 1심 재판에서 금감원이 손 회장에게 내린 제재 사유 5건 가운데 4건이 무효라고 판단한 만큼 항소심이 진행되도 금감원에 유리하게 판결이 바뀔 가능성이 적다는 시선이 많다.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이냐 잘한 것이냐를 떠나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우리은행이 모바일뱅킹앱 우리원뱅킹에 택배서비스를 선보이며 생활금융 플랫폼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앤넷과 손잡고 내놓은 실손보험금 청구서비스도 반응이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병원비 선납서비스, 처방전 전송서비스 등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다만 올해 선보이기로 했던 미술풀 경매서비스는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은행도 미술품 투자서비스를 준비했지만 금융당국의 제재로 접은 바 있어 생활금융 플랫폼 확대는 핀테크에 비해 쉽지 않아 보인다.
-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요청하고 시중은행을 옥죄면서 우리은행도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취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9월 중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대출중단이나 축소 등 방침에 상대적으로 발빠른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도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