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발전연료로 사용하던 기존 고형연료제품(SRF)을 품질문제로 모두 폐기하기로 하면서 발전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이 추가로 새 고형연료제품을 발전소에 들여오기 위해서는 나주시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나주시는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발전연료를 반입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24일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발전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보관중이던 고형연료제품에 품질문제가 발생하면서 새 고형연료제품을 추가로 들여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광주지역 폐기물을 고형연료제품으로 만드는 업체인 청정빛고을로부터 고형연료제품을 공급받아 2만7천 톤 가량을 장성군 복합물류센터 야적장에 보관해 놓고 있었다.
한국환경공단이 7월21일부터 7월25일까지 야적장에 보관중인 고형연료제품을 검사한 결과 10개 항목 가운데 수분과 납 등 2개 항목에서 품질기준을 초과해 부적합한 것을 확인했다.
이번 품질검사는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을 반대하는 나주시가 지역난방공사에서 품질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채 고형연료제품을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진행됐다.
지역난방공사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품질조사결과와 관련해 법적 절차에 따라 잔여 고형연료제품을 처리하고 앞으로 품질검사에 합격한 고형연료제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당장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품질기준을 충족하는 고형연료제품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지역난방공사에 고형연료제품을 공급했던 광주 청정빛고을은 나주열병합발전소가 지역의 반대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지역난방공사는 광주지역 이외에 전라남도 목포와 순천 등지에서 고형연료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들과는 아직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완성품을 지역난방공사가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역난방공사는 170여 곳 정도 되는 전국의 고형연료제품 생산업체들을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해 발전연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향후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품질검사에 합격한 고형연료제품을 조달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이 고형연료제품을 확보하더라도 나주시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지역난방공사가 고형연료제품를 발전소에 반입하기 위해서는 나주시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주시는 발전소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양쪽의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주시와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한다면 황 사장은 다시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와 마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연임이 결정된 황 사장은 새로운 임기를 골치아픈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정상화문제를 안고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의 연임은 27일에 열리는 지역난방공사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황 사장은 2018년부터 가동이 지연됐던 나주 열병합발전소를 올해 5월 가동했다.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미가동에 따른 적자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 및 배당 감소로 주주들의 불만과 손해배상 청구 압력이 나날이 커졌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당시 입장문에서 “나주 열병합발전소 운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것이 지역난방공사의 현실임을 널리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지역갈등 해소와 시민 여러분의 편익증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