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계열사 주가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 지배구조 관련 계열사 주가는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 중요성이 부각되며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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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반면 나머지 상장 계열사 주가는 실적 전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주가는 10일 전일보다 2.25%(6만3천원) 하락한 274만3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제과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290만 원대까지 올랐으나 장 후반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이 7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3거래일 연속 올라 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으나 이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가 활발해지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 체제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롯데제과의 중요성도 향후 주가상승에 기대를 품게 한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인 데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지분경쟁을 벌이기도 했던 핵심 계열사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에도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해 보유지분을 5.3%에서 8.78%까지 늘렸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식음료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한 중간지주사나 다름없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정한 해임 안건이 부결된 뒤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런 여세를 몰아 28일 롯데제과 주총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상장계열사는 현재 8곳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도가 높은 곳은 롯데제과 외에도 롯데쇼핑이 꼽힌다.
롯데쇼핑 주가도 10일 2.43%(6500원) 상승해 27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쇼핑은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점 외에도 정부의 면세점 정책 변화 가능성에 최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제과와 함께 초고가주인 이른바 ‘황제주’여서 액면분할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에 대해서는 당장 액면분할을 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당분간 실적 전망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일 롯데칠성음료가 주류부문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고 목표가를 낮춰잡았다.
양 연구원은 “올해는 주류 브랜드에 판촉 필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양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가 엔화 강세에 따른 소주 수출 증가, 신제품 출시 효과, 클라우드 맥주의 시장점유율 회복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롯데칠성음료 주식의 액면분할도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10일 전일보다 2.01%(4만3천원) 내린 209만9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롯데케미칼 주가도 실적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날 3.55%(1만1천원) 올랐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에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에 매출 2조8577억 원, 영업이익 5019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은 2.1%에 느는 데 그치지만 영업이익이 182%나 증가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유가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백 연구원은 “유가하락에 따른 새로운 이익성장 사이클이 201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 석탄화학 증설 중단에 따른 구조적인 공급축소, 원료가격 급락에 의한 스프레드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