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두형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대표이사가 미국에서 대규모 기체용기공장 건설에 착수하며 수소탱크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류 대표는 미국에서 고기능성 기체용기 제조설비를 구축해 수소탱크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 항공우주와 선박용 액화가스탱크 등 다양한 분야로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미국 앨러배마주 상무부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인수한 수소탱크 제조회사 한화시마론을 통해 미국 앨러배마주에 1억3천만 달러를 투자해 기체용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앨러배마주 오펠리카 북부 산업단지에 건설되는 기체용기공장에서는 항공우주와 방위, 자동차 등에 활용되는 타입4 복합소재탱크가 생산될 것으로 전해졌다.
타입4 복합소재탱크는 플라스틱과 같은 비금속재를 토대로 탄소섬유를 감아 제작돼 기존에 쇠로 만드는 타입1탱크보다 가볍고 높은 압력을 버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인수한 한화시마론은 경쟁사보다 가볍고 안전한 수소탱크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마론의 넵튠 탱크는 초대용량(2천리터)의 타입4 복합소재탱크로 동일용량 저장용기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류 대표는 이번에 미국에서 기능성 기체용기공장을 건설함에 따라 우선 수소탱크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 시장을 선점하는데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류 대표는 2020년 시마론을 인수하면서 “시마론 인수로 기체용기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2030년까지 고압탱크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수소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최근 차량용 수소연료탱크 유럽연합(EU) 인증을 마치며 차세대 저장용기시장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현재 대용량 수소운송탱크의 국내외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류 대표가 이처럼 수소탱크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연료탱크업계에서는 세계 수소탱크시장이 2020년 2천억 원에서 2030년 약 12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 대표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시마론을 인수한 만큼 생산기반을 빠르게 확충해 아직 개화수준인 수소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투자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케이 아이비 앨러배마 주지사는 상무부 홈페이지에서 “한화시마론이 오펠리카에 새로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시와 주에 큰 뉴스”라고 말했다. 게리 풀러 오펠리카 시장은 “우리 도시는 강력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1조4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모은 자금으로 수소저장과 유통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번에 추진하는 기체용기 공장 건설도 이런 계획 아래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확대될 수소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소 연료탱크 제조기반 확대가 수소사업 전반의 역량을 키울 주춧돌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항공우주, 드론, 국방, 해양, 철도, 가스운송 및 저장 등 산업전반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에 대규모 공장 건설을 결정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생산규모나 준공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차세대 고압탱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