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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자체 AP로 독자 생태계 의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 기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1-08-04 14: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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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체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중심으로 하는 독자 정보기술(IT)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삼성전자로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구글의 독자적 생태계 구축이 삼성전자에게 오히려 직간접적 이익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구글이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픽셀6' 완성품 이미지(랜더링).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4분기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6과 픽셀6프로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텐서(Tensor)’를 탑재한다. 

텐서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구글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미국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Snapdragon)’ 시리즈를 탑재해 왔다. 

이에 반도체업계에서는 애플의 사례를 들어 구글이 픽셀6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퀄컴과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애플은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애플실리콘’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전용 PC 맥에서부터 인텔과 결별했다. 애플은 전용맥에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합친 애플케이션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애플은 9월 아이폰13과 아이패드 6세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신제품부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도 애플실리콘을 탑재한다. 퀄컴과 결별하면서 독자적 생태계를 단단히 하는 것이다.

구글의 시도는 단순히 모바일기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대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2일 구글은 텐서를 공개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뿐만 아니라 크롬북,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웨이모(Waymo)에 이르기까지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하는 독자 IT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구상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2일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부문 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텐서에 새로운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지점을 몇 개 만들어 뒀다”며 “구글이 지향하는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AI)의 방향에 최적화되도록 텐서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시장에서 경쟁자로서 구글이 더욱 강력해질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 경쟁자로서 구글이 새롭게 등장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구글의 행보가 삼성전자에게 나쁘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게 구글은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실질적 경쟁자로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구글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개발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에 중장기적 이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구글은 시장 조사기관들이 별도 점유율을 집계하지도 않을 만큼 입지가 미약하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고 전체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의 추격을 떨쳐내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구글의 픽셀 스마트폰까지 견제하기 위해 나설 여유도, 이유도 없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구글이라는 대형 IT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텐서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삼성전자와 협력해 왔다.

구글이 반도체 생산공장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들이 기술 유출에 민감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텐서 파운드리 물량은 설계부터 함께 한 삼성전자가 수주했을 공산이 크다.

일부 외신에선 이미 삼성전자가 텐서 생산을 도맡았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마트폰에 필요한 칩의 대량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실적과 능력을 보유한 회사는 거의 없다”며 “삼성전자가 텐서 개발에 관여한 만큼 생산까지 처리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고 보도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를 고려하면 당장은 삼성전자의 텐서 수주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구글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탑재 범위를 점차 확대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점, 상황에 따라 텐서의 외부 판매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구글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해 중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물론 구글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로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Exynos)’ 시리즈를 생산한다. 구글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내놓는 것은 직접적 시장 경쟁자로 등장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애초에 엑시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메이주 등 중국의 중하위권 스마트폰회사, 그것도 소수 회사들이 종종 활용하는 정도에 그친다.

오히려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상대가 퀄컴인 만큼 구글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계획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게도 반사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스마트폰에 텐서 탑재비중을 늘릴수록 퀄컴에 주문하는 스냅드래곤 칩 물량이 줄어든다”며 “구글이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사업을 확대하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에서 퀄컴 스냅드래곤의 영향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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