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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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상선의 등기이사 사임해 '백의종군' 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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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상선이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정은 회장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사임 안건과 주식병합 안건 등을 확정한다고 3일 밝혔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과 김명철 상무가 이사에서 사임하고 김정범 전무와 김충현 상무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현 회장이 현대상선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마련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 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최근 3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던 것처럼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액면가 5천 원의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액면가 5천 원의 보통주와 우선주 1주로 병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1억9670만7656주와 기타주식 1114만7143주는 85.71%의 비율로 감자된다.
감자 전 자본금은 1조2124억 원이지만 감자 후에는 1732억 원으로 줄어든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5월6일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결산결과 매출 5조7665억 원, 영업손실 2535억 원을 냈다. 비지배지분을 제외한 자본총계/자본금 비율이 36.8%로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다.
이번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면 현대상선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미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식병합안이 의결돼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면 회사의 경영정상화가 더욱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18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194 현대그룹빌딩 동관 1층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및 감사 선임, 주식병합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