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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월4일 SK그룹 신년 하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이오사업에 힘을 싣는다.
최 회장은 SK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지주회사 SK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SK그룹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SK는 26일 SK바이오텍 지분 2천만 주를 1238억 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SK는 또 SK바이오텍의 설비증설 등 사업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SK바이오텍 유상증자에 4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텍은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된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4월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의약품 생산사업을 분할해 설립됐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매출 757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냈다. 현재 대덕에 4개 생산설비가 운영되고 있으며 1차 설비증설이 끝나면 내년에 매출이 1300억 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제약 사업은 SK그룹이 5대 핵심 성장사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 사업을, SK바이오텍은 의약품 생산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SK가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의약품 생산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SK 주주총회를 거쳐 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최 회장이 SK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최 회장이 바이오사업에서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SK바이오텍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M&A를 포함한 사업확장을 하기가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SK는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편입이 예상돼 순자산 가치가 4조원 이상으로 증가하고 현금흐름도 2천억 원 가까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SK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배당이 늘어나고 신사업 재투자도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 연구원은 또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신약사업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회사 신사업 포트폴리오 중 가장 기대되는 사업은 SK바이오팜의 신약사업”이라며 “현재 8개의 신약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뇌전증제(간질약)이 가장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신약 뇌전증제 치료제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임상 2상후기를 마쳤다. 공 연구원은 출시에 성공할 경우 연매출 규모가 약 1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SK 주가는 26일 전일보다 3.74%(9천 원) 오른 24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 주가는 지난해 말 최태원 회장이 내연녀와 혼외자 존재를 인정하는 ‘깜짝’ 고백을 한 뒤 올해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