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대우건설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중흥건설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해 중도포기 가능성이 적은 데다 매각가격도 KDB인베스트먼트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흥건설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매물인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기 위해 모두 2조 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KDB인베스트먼트가 2019년 6월 모회사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을 1조3606억 원에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동안의 관리를 통해 대우건설 기업가치를 크게 높인 셈이다.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택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함께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은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했는데 맡은 역할을 다하고 있는 KDB인베스트먼트를 신뢰한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향후 산업은행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KDB인베스트먼트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고 이를 관리해야 만큼 역할이나 조직 축소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투자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KDB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임원 2명이 떠나며 대우건설 매각 이후 KDB인베스트먼트 역할과 조직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며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가 올해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역할과 조직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바라봤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이 주도한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34.97%)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는 것을 제외한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재무적투자자라는 점에서 KDB인베스트먼트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대우건설처럼 경영에 깊게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과 관련해서는 일반적 투자전문운용사처럼 움직이며 대우건설 매각 때와 크게 다른 역할을 맡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에서 KDB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다양해진다는 뜻이 될 수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이 이뤄지면 추가로 자산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산업은행이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한진중공업을 KDB인베스트먼트에게 넘길 가능성이 꾸준히 나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 가운데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지난해 연말 실제로 뛰어들기도 했다.
KDB인베스트먼트 고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 인수전 당시 “개별회사 단위로 회사를 분석해 투자여부를 결정하고 있어 투자분야는 다양해질 수 있고 여러 회사를 살펴보고 있다"며 추가로 투자자산을 확보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