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인사이트  기자의 눈

한은 기준금리 고민, 이주열의 소통과 불통 사이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2-17 17:39:4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한은 기준금리 고민, 이주열의 소통과 불통 사이  
▲ 이주열 총재가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소통'의 딜레마에 휩싸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데 보수적으로 대응했지만 시장에서 추가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간극으로 이 총재와 금융시장 사이의 소통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 총재가 발언의 파급력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227.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5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준금리 인하 예상이 힘을 얻자 외국인투자자의 달러 역송금 수요도 늘어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년 선물 지표금리도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16일 연 1.431%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수록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고채 3년 선물 지표금리는 17일에 전날보다 올랐지만 상승폭은 0.04%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생긴다”며 “지금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기대효과는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반면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세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파’적인 입장을 강력하게 나타냈다”며 “이 총재가 정통 ‘한은맨’으로서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점을 고려해도 이례적으로 단호한 태도였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의 발언과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불통’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4~2015년 동안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렸다. 그때마다 이 총재는 시장에 미리 신호를 주지 않고 ‘깜짝 인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핵심 발언만 보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가 거의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이 탐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한국은행의 소통 문제가 제기됐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철없다’고 비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 총재의 말 한 마디가 시장에 강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도 ‘비둘기파’로 분류됐지만 취임 이후 매파에 가까운 태도로 돌아섰다”며 “이 총재가 중앙은행의 수장인 이상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신호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금융통화위원회와 금융시장의 소통을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제기됐던 불통 논란을 해소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소수의견을 제시한 위원의 이름을 정례회의 당일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하성근 위원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리자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금융통화위원들의 공개 강연과 기자간담회 등 대외활동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넷리스트와 HBM 특허소송서 최종 패소, 손해배상 3억 달러 판결 김호현 기자
SK하이닉스, 역대급 상반기 실적에 ‘월 기본급의 150% 성과급’ 지급 김호현 기자
포드 보급형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 선회, ‘F-150 라이트닝’ 실패 교훈으로 삼아 이근호 기자
삼성전자 퀄컴 칩과 '헤어질 결심', 노태문 미디어텍 칩으로 원가절감 포석둔다 김호현 기자
중국정부 희토류 통제 강화에 시동 걸어, 글로벌 기업 공급망 다변화 서둘러 이근호 기자
'HBM 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증설 줄어, 중국 일본에 추격 허용할 수도 김용원 기자
TSMC 독일 반도체공장 투자 속도 조절, 수익성 확보 어렵고 리스크는 커져 김용원 기자
하이투자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기대 밑돌 전망, HBM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 나병현 기자
삼성물산 루마니아 SMR 기본설계 참여, EPC 본계약에다 글로벌 공략 기대 김규완 기자
한수원 체코에서 신규 원전 계약 협상 시작, 황주호 “계약 체결까지 최선” 이상호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