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웅진식품에서 보여준 투자성과를 남양유업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1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을 통해 성공적 식음료(F&B)업체 투자경험을 쌓은 만큼 남양유업에도 비슷한 전략을 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해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53.08% 전부를 약 31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과점시장에 해당하는 국내 유제품시장에서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등과 더불어 공고한 시장지위를 확보해왔다.
다만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뒤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사건과 지난해 불거진 경쟁사 비방 댓글사건 등으로 연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남양유업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효과가 있다는 과장된 발표를 내놓으며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남양유업이 잇단 논란의 중심에 선 데 따라 기업이미지는 끝없이 추락했고 매출 기준 시장 2위 사업자 자리도 매일유업에 내줬다.
한상원 사장으로서는 3100억 원가량을 들여 남양유업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조직쇄신과 경영 정상화 과제가 다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장이 위기에 빠진 남양유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앞서 웅진식품 인수를 통해 쌓은 노하우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식음료회사인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인수가격의 2배가 넘는 가격에 매각한 바 있다. 남양유업에도 웅진식품 성공경험을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앤컴퍼니 2013년 웅진식품 지분 74.75%를 1천억 원가량에 사들인 뒤 2018년 약 2700억 원에 매각했다.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을 품은 뒤 5년여 만에 기업가치를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한 사장은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수익성이 낮은 냉장주스 생산을 중단했고 원재료 납품업체 선발방식을 경쟁입찰로 바꿨다.
2014년에는 동부그룹의 음료회사 동부팜가야 지분 94.35%를 140억 원에 인수하며 제품영역을 넓혔고 대영식품을 인수해 제과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한 사장의 대표적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볼트온’ 전략으로 웅진식품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볼트온(Bolt-on)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있는 다른 기업을 사들여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말한다. 한 사장이 적극적으로 구사해온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 주식 양수도계약(SPA)을 맺었다고 5월2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남양유업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489억 원, 영업손실 771억 원, 순손실 535억 원을 냈다. 매출이 1조 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보인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