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 주관사를 누가 차지하게 될까?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뒤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주관사 경쟁에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서는 대규모 주관실적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 미래에셋증권 로고(위)와 NH투자증권 로고. |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현대엔지니어링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주관이력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기업공개를 추진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는 모두 5곳이다.
각각 대표주관사를 살펴보면 △현대글로비스는 대우증권이 △현대위아는 미래에셋증권 △현대로템은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이노션은 NH투자증권 △현대오토에버도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대우증권이 2016년 미래에셋증권에, 우리투자증권이 2014년 NH투자증권(당시 NH농협증권)에 합병된 점을 놓고 보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최근 기업공개를 절반씩 나눠 맡은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05년 상장한 현대글로비스와 2011년 현대위아, 2013년 현대로템 기업공개 대표주관사였다.
미래에셋증권(당시 대우증권)은 현대글로비스 기업공개 당시 공동주관이 아닌 단독대표주관사였기 때문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청약 등 대부분 업무를 도맡아 처리했다.
현대글로비스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9천 원~2만1천 원이었는데 공모가는 이를 벗어나 2만130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발행사인 현대글로비스는 기업공개를 통해 예상보다 많은 금액인 1597억5천만 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에 발행사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위아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아 전체 공모주의 35%를 소화했다.
현대로템 상장 당시에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전체 공모주 가운데 27%가량을 배정받았는데 공동대표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에게는 23%가 배정됐다.
NH투자증권은 현대로템 공동대표주관 외에 2015년 기업공개를 추진한 이노션과 2019년 상장한 현대오토에버 대표주관도 맡았다.
NH투자증권은 이노션 공모주 가운데 28%를 인수했고 현대오토에버 기업공개때는 공모주의 54%에 이르는 물량을 소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근래에 추진한 기업공개 두 건을 모두 맡았던 점도 NH투자증권이 현대엔지니어링 주관사 자리를 놓고 기대를 품어볼 만한 요소로 꼽힌다.
가장 최근에 현대자동차그룹과 기업공개 파트너로 손발을 맞춘 만큼 경쟁사와 비교해 기업 사정을 면면이 잘 알고 있을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9일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이 입찰제안요청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가치의 10~30% 수준에서 공모규모가 정해지는 때가 많은데 단순 계산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대 공모규모가 3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주관을 맡는 증권사는 대규모 주관실적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상장주관사 자리를 따내면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자문을 맡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 상장을 맡았던 인연을 발판삼아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를 따내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