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에 제한적으로 카지노 영업을 재개하기는 했지만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매출을 제한적으로 거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여야 하지만 카지노 영업이 재개됨에 따라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리조트단지 종합개발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강원랜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원랜드가 지난해 12월8일부터 영업을 전면중단했던 카지노 일반영업장의 문을 69일 만에 다시 열었지만 이를 마냥 달가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제한적으로 영업을 재개해 기존 하루 입장인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1200명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매출을 제한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지만 카지노영업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관련 비용의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인건비다. 이날 카지노영업을 재개하면서 무급휴직으로 전환했던 카지노 직원 2천여 명은 복귀했다.
강원랜드 카지노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 1958명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무급휴업에 들어갔다.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8일부터 카지노사업장의 문을 열지 못하자 강원랜드는 유급휴업상태였던 직원들을 무급휴업으로 전환했다.
카지노사업장 직원 2천여 명은 무급휴업에 들어가기 앞서 지난해 2월부터 카지노사업장이 문을 닫자 148일 동안 유급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 유급휴업 직원들에게는 3개월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됐다.
강원랜드는 148일 만에 제한적으로 영업을 재개한 지난해 3분기에 카지노사업에서 매출 634억 원을 벌었지만 카지노사업에서 직원 인건비와 카지노 운영비 등의 비용으로 632억 원을 썼다. 문을 열기는 했지만 사실상 남는 돈이 없었던 셈이다.
게다가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기 위해서는 카지노사업장에 공조설비 살균시스템을 운영하고 매일 방역소독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방역 관련 비용도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원랜드가 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적자 예산안을 편성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2021년도 183차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강원랜드 이사회는 강원랜드가 올해 매출 8610억 원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비용과 투자 등 지출로 이보다 더 많은 9559억 원을 써 적자를 볼 것이라는 예산 운영계획을 세웠다.
또 강원랜드 이사회는 신규 투자가 들어가는 리조트단지 종합 개발계획을 올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관련 비용을 증액했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리조트단지 종합개발계획에 담긴 콘도 증설, 워터월드 개발, 직원 숙소 증축 등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강원랜드는 그동안 카지노사업에 지나치게 매출비중이 쏠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콘도 등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위기가 이어지며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체질 개선은 이어가야한다는 이사회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리조트단지 개발사업 추진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인허가공과금, 계획 변경 등에 따른 비용 6억5천만 원을 올해 투자예산에 추가로 배정했다.
지난해 강원랜드는 2000년 문을 연 지 20년 만에 적자를 처음 봤다.
강원랜드는 15일 지난해 매출 4786억 원, 영업손실 4316억 원, 순손실 2759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68.5% 줄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강원랜드는 2019년 매출 1조5201억 원, 영업이익 5012억 원, 순이익 3347억 원을 거둔 바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카지노 영업장의 문을 온전히 연 날이 53일 밖에 되지 않는다”며 “올해 실적은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상황과 백신 접종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