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부회장 |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임원을 줄이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정유업계는 전반적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런 노력이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GS칼텍스는 6월1일자로 사업본부를 7개에서 5개로 줄이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1분기 실적악화의 주범이던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윤활유사업본부와 합쳐지고 경영지원본부는 폐지한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임원 수를 59명에서 50명으로 줄이고 임원들의 30% 가량을 놓고 보직도 변경한다.
조직의 군살을 덜어내는 조치이지만 ‘안전’ 관련 조직은 키웠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세월호 사고 등으로 정부의 재난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감안했다.
허 부회장은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에 김명환 부사장을 앉혔다. 김 부사장은 안전업무뿐 아니라 대외협력실장으로 홍보업무도 수행한다. 김 부사장은 CEO 직속으로 배치돼 안전과 홍보 관련 업무의 의사결정 속도가 더욱 빨리질 것으로 보인다.
허 부회장은 안전진단센터에 박사급 임원을 보강하고 여수공장에 ‘비상대응팀’을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조직개편으로 조직효율성을 강화해 내실을 제고할 것”이며 “업황부진의 어려움을 딛고 현장 위주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의 이런 조처는 GS칼텍스의 실적 부진이 깊어지는 데 대한 자구책이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부진으로 GS그룹 전체 1분기 실적이 떨어졌다. GS리테일과 홈쇼핑, GSEPS 등 다른 계열사는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좋아졌지만 GS칼텍스는 실적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는 1분기 매출 10조8618억 원, 영업이익 81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79%나 감소했다. 이같은 영업이익은 업계의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 정유마진이 줄어든 데다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실적도 좋지 않은데 지난 1월 발생한 여수 기름 유출사고도 GS칼텍스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이 사고 때문에 허 부회장은 물론 GS그룹 전체 기업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GS칼텍스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보상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GS칼텍스는 당장 돈 들어갈 곳도 많다. GS칼텍스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올해 시행됨에 따라 일본 쇼와셀 다이요오일과 함께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에 5천억 원을 투자한다. 올해 갚아야 할 만기도래 회사채도 5천억 원이나 된다.
이런 어려움 탓에 허 부회장은 각오를 다지기 위해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불투명하다. 정유마진은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이 떨어지고 있어 실적개선이 쉽지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가 2년 연속 계속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퍼져 있다”며 “GS칼텍스의 구조조정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