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에 대규모 출자전환을 했다.
그동안 대림산업은 실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부실에 발목이 잡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 종료시기가 다가오면서 부실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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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의 사우디아라비아 법인 정상화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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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18일 대림산업은 대림산업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유상신주 240만 주를 주당 31만5350원씩 모두 7568억4천만 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림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에 대여한 금액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방식으로 이뤄진다. 유상증자 후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에 대한 대림산업의 지분은 98%에서 99.99%로 높아진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8118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부채규모가 1조1532억 원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해 영업손실 157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2528억 원에 비하면 상황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대림산업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림산업은 주택사업과 유화사업 양쪽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까지 개별기준으로 누적영업이익 3122억 원을 거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법인 등 종속법인의 손실이 반영돼 연결기준으로는 누적 영업이익이 1997억 원에 그쳤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대림산업은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번 출자전환 규모는 대림산업의 자기자본 대비해 16.95%에 이른다. 이번 출자전환과 주식 취득 결과는 대림산업 4분기 회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대규모 출자전환을 결정한 것은 올해 안에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부실을 정리하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 이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형 프로젝트의 준공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을 강조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이 올해까지 적자를 피할 수 없었지만 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추가 부실이 발생하지 않아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모두 11개로 공사규모는 3조4270억 원이다. 이 프로젝트들은 내년까지 모두 종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모두 종료해도 계속 존속할 것”이라며 “수익성이 있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이 정상화되면 대림산업의 부담도 덜 것으로 보인다.
박용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적자폭이 4분기에 축소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의 손실규모가 축소되면 대림산업의 영업이익 레벨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2016년 상반기까지 사우디 프로젝트 준공으로 이익변동성이 크지만 대형건설사 가운데 해외부실에서 가장 먼저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