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고금리 차입금이 많아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 채양기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채 사장은 최근 사내이사로 합류했는데 금용비용 줄이라는 회사 안팎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1일 금호타이어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올해 금호타이어가 부담해야하는 금융비용만 8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호타이어는 9월30일까지 차입금의 이자로 654억1천만 원을 지급했는데 4분기에도 200억 원가량의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공장 정상화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439억 원을 냈지만 순이익이 230억 원에 그친 것도 이자비용을 지불한 탓이다.
채 사장은 11월27일 금호타이어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
채 사장은 2018년 7월부터 금호타이어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금호타이어의 재무상태 등을 외부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올해 5월 관리총괄 사장으로 변신했다.
채 사장은 1978년 현대차에 입사해 할부관리부 등에서 일하다 2005년 현대차 기획관리본부장 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차 재직시절에는 현대오토넷(현재 현대모비스) 인수와 현대글로비스 상장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회계법인인 삼정KPMG 부회장과 이현세무법인 부회장 등을 거치면서 주로 재무부분에서 경력을 쌓았다.
채 사장은 금호타이어에서 고금리 장기차입금을 줄이거나 저금리로 바꾸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부채를 살펴보면 단기차입금 규모가 3868억 원, 장기차입금이 1조3594억 원으로 장기차입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게 장기차입금 이자로 최대 5.5%를 지출하고 있다.
물론 유상증자가 최선이지만 최대주주인 더블스타뿐 아니라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과도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더블스타는 2018년 금호타이어를 인수했을 때 유상증자를 통해 64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한 뒤로 추가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적이 없다.
채 사장이 금호타이어에서 소유한 유휴자산의 매각을 시도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10월에 중국 난징 공장의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생산설비를 파키스탄 타이어회사인 트랙션에 1650만 달러(약 182억 원)에 매각했는데 앞으로 추가적으로 설비자산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국내 상장회사들의 회계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재무 전문가인 채 사장을 영입했다”며 “채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앞서 사외이사로 1년여 동안 금호타이어 내부를 살펴본 만큼 금호타이어의 관리총괄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