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자동차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 겸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이 출시를 준비 중인 GV70 품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GV70은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모델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데 앞서 GV80처럼 출시 초기부터 품질논란에 휩싸인다면 판매와 이미지 확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장재훈 현대자동차 경영지원본부장 겸 국내사업본부장 겸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
1일 현대차에 따르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두 번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GV70은 10월29일부터 완전 출고 상태에서 위장막 없이 한 달 넘게 국내 전국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주 중 GV70을 국내에 출시하고 사전계약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고객에게 인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싼타페나 투싼 등 올해 나온 다른 신차와 달리 공식 출고까지 두 달 넘게 위장막 없이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셈인데 현대차가 그만큼 GV70의 품질에 심혈을 기울이는 셈이다.
현대차는 품질 강화를 위해 올해 6월 출시한 싼타페부터 디자인 공개 이후 위장막을 벗긴 상태에서 차량을 직접 일반도로에서 시험하는 품질점검 단계를 새로 추가했는데 시험기간은 한 달 가량에 그쳤다.
GV70이 9월 말부터 전용 위장막을 쓰고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것을 포함하면 공식적으로 일반도로에서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기간만 3개월이 넘는다.
장재훈 부사장에게 GV70의 품질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GV80이 품질 논란을 겪으면서 탄력을 받고 있던 판매 확대흐름에 제동이 걸린 아픈 경험이 있다.
GV80 디젤모델은 남양연구소 등의 가혹한 주행테스트는 모두 통과했지만 일반도로에서 운전습관으로 생길 수 있는 엔진떨림 현상을 사전에 잡지 못해 출시 뒤로 한 달 넘게 출고가 중단됐다.
GV80 디젤모델은 올해 초 출시 이후 3월과 4월만 해도 한 달에 2천 대가 넘게 팔렸으나 품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5월 1400대 수준으로 판매가 줄었고 출고중단 결정에 따라 6월과 7월, 8월에는 각각 227대, 0대, 307대가 팔렸다.
장 부사장에게 GV70은 제네시스사업을 맡은 뒤 처음으로 내놓는 완전 신형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장 부사장은 애초 현대차 경영지원본부장과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었는데 올해 8월 제네시스사업부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
장 부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올라 정의선체제가 본격 출범한 뒤 역할이 커지고 있는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2018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는데 자율복장 도입, 임직원 직급체계 개편 등을 이끌며 존재감을 나타냈고 2019년 말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임한 뒤에는 코로나19에도 내수판매를 방어하며 역량을 보였다.
GV70이 흥행에 성공해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면 장 부사장의 그룹 내 위상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V70은 품질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생체인식을 활용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지능형 자동차기술'을 최초로 탑재하는 등 GV70의 상품성을 크게 강화했다.
GV80은 디자인에서도 국내외 소비자와 자동차 전문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현대차 내부에서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도 GV70은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였던 GV80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튜자 연구원은 “프리미엄 중형SUV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GV70은 대형SUV인 GV80보다 더 많은 판매가 기대된다”며 “제네시스는 2021년 GV70을 앞세워 국내 프리미엄시장을 압도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GV70은 제네시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제네시스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는데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SUV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GV70이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은 GV70뿐 아니라 모든 차량의 기본”이라며 “GV70을 포함해 모든 차량의 품질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