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진출, 디지털 전환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까?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은 연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25일까지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이 권 사장체제에서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베트남 HFT증권을 인수해 같은 해 12월 파인트리증권을 공식출범한 데 이어 이날 싱가포르에서 파인트리증권을 공식출범했다고 알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캡브리지그룹에 50억 원을 들여 지분투자를 하고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해외 대체투자 등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면 베트남과 싱가포르법인이 한화투자증권의 투자금융을 확대하는 통로 역할을 보여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화투자증권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었던 데는 2017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투자여력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취임 첫 해인 2017년 순이익 557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 순이익 724억 원, 2019년 985억 원을 거뒀다.
권 사장은 디지털 전환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0월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권 사장은 2018년 7월 데이터분석 자회사인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세우며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은 한화투자증권뿐 아니라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의 고객 분석, 마케팅 고도화 등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은 권 사장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412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올해 1분기 트레이딩부문에서 투자손실을 내며 순손실 361억 원을 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길지 않았다는 점도 권 사장이 두 번째 연임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2000년 이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가운데 진수형 전 대표이사만 임기 3년을 지냈다.
권 사장의 전임자였던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기간은 약 1년6개월에 그친다.
한화투자증권에서 공채출신이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권 사장이 처음이었다.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의 전신인 한화증권에 입사해 금융공학팀장, 트레이딩사업부장, 기획관리본부장을 거쳤다. 2015년 잠시 한화생명으로 건너가 투자부문장을 지내다 2017년 3월 한화투자증권으로 돌아와 경영관리총괄을 맡았다.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9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