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10-29 16: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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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스마트건설 분야에서 연구인력을 강화하며 스마트건설 확대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해외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지연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자 공사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스마트건설 인력을 강화해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2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11월8일까지 디지털 현장관리, 디지털 측량시스템, 로보틱스, 건설정보모델링(BIM) 등 분야에서 석박사학위를 지닌 전문가를 모집하는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코로나19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등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건설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9월 내놓은 뒤 바로 다양한 스마트건설 분야 관련 전문인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기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건설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스마트건설 관련 인력이 보강되면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변수가 생기더라도 그에 따른 악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공장에서 블록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과 단순반복작업에 로봇 투입을 통한 자동화, 건설현장을 3차원으로 미리 살펴 공정 효율을 높이는 건설정보모델링 등 스마트건설 기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모듈러 공법과 관련해서는 최근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로봇 투입을 통한 자동화와 관련해서는 2026년까지 현장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20% 정도를 로봇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7월에는 이를 위해 현대로보틱스와 공동연구개발을 시작하기도 했다.
굴삭기 같은 건설기계에 각종 센서를 설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건설정보모델링을 활용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이오스라는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이 스마트건설 강화에 속도를 내는 데는 최근 이라크 카르발라를 비롯한 해외현장의 폐쇄에 따른 공사지연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2020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591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4%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해외에서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공사진행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이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신규수주는 21조8921억 원, 매출은 12조6455억 원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늘었고 매출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선전한 데 비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주택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마트건설 도입을 통한 원가율 감소와 품질 제고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중국 건설사들의 저가공세도 현대건설의 스마트건설 강화에 불을 지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의 글로벌 건설사 순위를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2020년 14위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상위 20위 가운데 4, 7, 8, 12, 13, 15위가 중국 건설사 일만큼 가격 공세를 앞세운 중국 건설사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건설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건설 기술을 통해 건설산업의 큰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스마트건설 강화로 트렌드 변화를 선도해 글로벌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