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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정몽준, 권오갑 현대중공업 체질개선 호기 맞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1-27 18: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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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인' 정몽준, 권오갑 현대중공업 체질개선 호기 맞아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삐를 갈수록 죄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조선계열사 부서장까지 임금을 반납하는 초긴축경영에 이어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임원인사를 조기실시했다.

현대중공업은 흑자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그만큼 적자탈출이 만만찮은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권 사장은 노사관계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으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대주주가 대권을 목표로 정치하는 동안 전문경영인들이 정몽준 대주주의 정치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몸을 사리면서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으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권 사장이 이런 방만한 경영과 결별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는다.

정몽준 대주주가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현시점이 현대중공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말도 나온다.

◆ 현대중공업, 끝없는 체질개선

현대중공업그룹은 27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57명의 신규임원을 선임했다. 이번에 물러나는 인원도 신규 선임인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지는 대목은 임원의 세대교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신규임원의 절반 가까운 28명을 40대로 발탁해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도 임원인사를 했는데 신규선임한 37명 가운데 17명이 40대였다. 상반기 인사와 이번 인사를 합해 올해 임원에 선임된 94명 가운데 47.9%인 45명이 40대다.

조선해양쪽에서 임원교체가 주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조선해양 쪽에 책임을 묻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인사의 배경에 현대중공업의 경영쇄신 염원이 간절하게 담겨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뒤 적자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23일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흑자가 날 때까지 긴축경영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길선 회장이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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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과 부서장까지 급여의 10~5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회사 안팎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돼 존립이 위기에 처하자 창사 이래 유례가 없을 정도의 긴축경영에 나선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 원대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8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손실로 한 차례 몸살을 겪었지만 해양플랜트 발주가 취소되는 등 리스크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올해 4분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적자를 계속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자유인’ 정몽준과 ‘정치인’ 정몽준, 그리고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 취임한 뒤 1500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권 사장이 이 과정에서 노조와 마찰을 빚어 현대중공업은 20년 만에 파업이라는 진통도 겪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의 영업 등 경영지원 기능을 통합하고 금융계열사 개편도 추진했다. 그는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렸다.

권 사장이 추진하고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은 한 마디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호황에 맞춰진 현대중공업이 불황에도 생존할 수 있도록 환골탈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처음으로 체질개선에 나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파악하면서 그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권 사장이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배경에 정몽준 대주주가 ‘자유인’으로 존재하고 있는 현실도 자리잡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노조와 관계에서도 협조적이었다.

이는 조선업 호황을 맞아 일감이 넘쳐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치인’ 정몽준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정몽준 최대주주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동되면서 현대중공업 내부의 일이 정치인 정몽준 최대주주의 행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불황을 맞아서도 구조조정에 나설 수 없었디”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정작 구조조정에 나서고 체질을 바꿔야 할 때 그렇지 못해 쌓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런 점에서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을 바꿔낼 마지막 기회를 잡고 있다고 판단한다.

정몽준 최대주주가 ‘자유인’으로 존재하고 있어 과거의 전문경영인이 안았던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정몽준 최대주주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야인생활을 하다 FIFA 회장 선거 출마로 재기를 꾀했지만 징계를 받아 이마저도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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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권오갑, 노조와 연내 임금협상 타결 가능할까

권오갑 사장이 경영정상화의 고삐를 죄는 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노사관계다.
 
권 사장은 지난해 임금협상을 연내에 타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올해도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4월 노조의 임금요구안이 회사에 전달된 뒤 지난 10월까지 49차례나 교섭했다. 노조가 약 6%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안을 제시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2년 연속 파업을 경험해야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은 노조가 새 집행부 선거에 들어가면서 중단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다음달 초 임금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병모 현 노조위원장의 이임식과 백형록 새 노조위원장의 취임식이 오는 8일 예정돼 있는데 그 뒤 임금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새 노조 집행부도 여전히 강성으로 평가받는다. 노조는 기존의 임금협상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내비친다.

현대중공업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부서장까지 임금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서 임금동결안을 거둬들이고 임금인상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관계는 현대중공업 체질개선의 앞날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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