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이 부지 조성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에너지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한양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며 사업 다각화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상장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동북아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허브터미널 조감도. <한양> |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이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시점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일을 놓고 성공적 증권시장에 입성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양은 2010년 추진했던 상장이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상황 악화와 증시 침체로 무산된 뒤 상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왔다.
올해도 2010년과 비슷하게 경기가 침체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상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양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잡고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8월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2018년 호반건설의 상장 추진작업을 주관한 곳으로 건설업계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 한양에게는 최적의 주관사로 꼽힌다.
한양이 어려운 대외상황에서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에너지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안착이 꼽힌다.
한양은 전체 매출에서 주택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73%, 2018년 74%를 나타내며 주택비중이 높은 건설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에너지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주택건축부문 매출비중을 49%까지 줄이고 에너지사업이 포함된 인프라부문 매출비중을 20%대에서 49%까지 끌어올렸다.
한양은 주요 에너지사업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태양광부문 등 친환경에너지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양은 9월 전남 여수 묘도에 액화천연가스 허브터미널을 착공하고 본격적으로 액화천연가스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양은 묘도 액화천연가스 허브터미널을 2024년 완공한 뒤 운영도 직접 수행하는데 이곳에 LNG 발전소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수소 관련 사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만금 수상 태양광발전소 개발사업에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등 태양광발전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한양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인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단지를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단지에서는 부지 조성에서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맡아 에너지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전남 광양시 황금산업단지에 조성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매스발전소 개발사업을 올해 착공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발전는 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축산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해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 태양광,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모두 그린뉴딜정책과 맞물려 사업전망도 밝다.
한양이 내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초기 개발비용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디벨로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 관계자는 "내년을 목표로 현재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특별한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는 않고 있다"며 상장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에너지사업 확장으로 방향성을 정하고 관련 전략을 꾸리고 있다"며 "한 가지 목적으로만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장이 흥행하면 에너지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