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회장이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계획서 접수를 앞두고 GKL 등 유력 후보들이 사업포기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KCC 주가는 23일 직전거래일보다 3.87% 오른 46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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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진 KCC 회장. |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 투자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KCC는 20일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 지분 24.54%를 2038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CC가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KCC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가 예정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 개발 및 운영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지분투자”라고 설명했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는 미국의 카지노운영사인 모히건선이 국내에서 카지노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곳이다.
모히건선은 2020년까지 영종도 제2국제업무지구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카지노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40년까지 최종 투자규모는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CC의 지분 취득은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가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에 이뤄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까지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계획요청(RFP)을 받아 연내 2~3곳의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KCC는 이번 지분 취득으로 사업 다각화와 함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가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선정되면 KCC건설이 리조트 시공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모히건선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KCC건설도 적지 않은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정몽진 KCC 회장은 투자의 달인으로 불린다.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 제일모직 등에 투자해 투자금액의 몇 배에 이르는 수익을 거뒀다.
9월말 기준 KCC가 보유하고 있는 타법인 지분가치는 4조 원이 넘는다. 최초 취득금액은 2조 원 남짓인데 투자액을 두 배로 불린 셈이다. 이 가운데는 삼성물산(2조4919억 원), 현대중공업(3966억 원), 현대자동차(1169억 원), 현대산업개발(1027억 원) 등의 지분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이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에 투자를 결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력한 후보들이 잇따라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자 선정에서 발을 빼고 있어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가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표적인 곳이 홍콩 주대복그룹(CTF)이다. 주대복그룹은 인천 미단시티와 송도 골든하버 두 곳을 사업지로 내세우며 복합리조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국내 카지노투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계획요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필리핀 블룸베리리조트의 한국법인 쏠레어코리아도 무의도와 실미도 땅을 사들이며 의욕을 보였으나 최근 카지노 대신 해양리조트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신화련도 사업계획요청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 큰손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공식적으로 카지노복합리조트에서 손을 뗐다. GKL은 당초 모히건선과 합작을 추진했으나 경영권 문제로 무산됐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리조트가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자본이 중국 카지노경기 불황을 이유로 사업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패척결 의지를 보이며 카지노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관광객에 기댄 대규모 투자가 생각만큼 결실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