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스마트건설의 확대를 통해 건설원가를 낮춰 수익성 높이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해외 건설현장의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고 있어 국내 건설현장부터 스마트건설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을 다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스마트건설 역량 강화에 필요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설계 기술과 모듈러건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건축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닌 인원을 충원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와 모듈러건축은 건설현장이 아니라 공장에서 구조물, 설비 등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스마트건설의 대표적 분야로 꼽힌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는 다리 같은 대형 토목시설에 쓰이며 모듈러건축은 주거시설과 사무실 등을 짓는데 필요한 스마트건설 기술이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14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와 모듈러건축을 포괄하는 개념인 '오프사이트 컨스트럭션(Off-Site Construction)'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건설 역량 강화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와 모듈러건축뿐 아니라 로봇활용 기술, 3차원(3D) 프린팅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건설 기술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건설은 특히 국내 주택 및 인프라 공사에 스마트건설 기술을 먼저 확대해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로 해외공사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건설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건설을 도입하면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어 해외건설의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스마트건설을 통해 건설현장의 인건비와 공사기간을 줄여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 1539억 원을 거뒀는데 2019년 2분기 영업이익 2450억 원과 비교하면 37.2%나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과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건설현장 등에서 공사가 지연되며 원가가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선 현대건설이 3분기에도 코로나19로 해외현장의 공사 지연이 이어져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1900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대건설의 스마트건설 확대방침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증권업계에선 현대건설을 놓고 신사업의 구체적 계획과 실행이 다른 대형경쟁사와 비교해 다소 느리다는 시선이 있다.
현대건설은 3월 "올해를 신시장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경영방침을 내놨는데 7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놓고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의 투자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새 성장동력으로 바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건설을 점찍고 다른 신사업보다 먼저 구체적 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시장 개척을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스마트건설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활용분야를 개발해 스마트건설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