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임기 종료를 눈앞에 뒀다.
임기 동안 국민연금 수익률이 양호했던 점을 고려하면 연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다음 국민연금 이사장이 조만간 결정되는 점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2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안 본부장은 10월8일 임기 2년을 마치는데 연임이 결정되면 1년 동안 더 자리를 지키게 된다.
국민연금법과 내부 규정의 연임기준이 성과인 점을 고려하면 안 본부장이 연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본부장의 주된 재임 기간인 201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11.34%로 집계됐다. 2018년 –0.92%와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 수익률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전체 수익금도 73조4천억 원으로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가장 많았다.
2020년 상반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5월 말 기준 0.37%로 플러스 전환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1분기에 수익률 –6.08%를 나타냈는데 같은 시기 다른 글로벌 연기금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14.6%,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는 –9.8%다.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난 문제에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대처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전라북도 전주로 이전된 이후 인력 이탈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안 본부장의 취임 직전에는 실장급 직위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안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주식운용실장을 공개모집해 채용했고 남은 실·팀장 자리도 내부 인사이동과 승진을 통해 채우면서 인력 공백 해소에 힘썼다.
2019년 세 차례, 2020년 두 차례의 경력직 채용을 통해 올해 말에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의 전체 정원 288명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전체 운용기금에서 해외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점도 안 본부장의 연임 가능성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안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을 역임한 해외투자 전문가다. 2010년 국민연금에 들어오기 전에는 대우증권 홍콩법인과 BEA유니온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해외자산을 운용했다.
다만 국민연금 이사장이 조만간 새로 임명되는 점은 안 본부장의 연임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 공모절차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임명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 이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을 제청하면 장관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그만큼 이사장의 의중도 깊게 반영될 수 있다.
국민연금에서 주주권 행사를 비롯한 수탁자책임 부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2018년 안 본부장이 임명됐을 당시 수탁자책임 관련 전문가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최종 후보군에 같이 들어갔던 전례도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연임한 전례도 많지 않다.
안 본부장을 포함한 역대 기금운용본부장 8명 가운데 조국준·이찬우 본부장만 연임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