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KDB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강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국투자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우증권 인수전까지 뛰어들기에는 자금부담이 만만찮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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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은 최근 대우증권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삼일회계법인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우증권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참여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조만간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월 중순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놓고 “보고를 받았으며 현재 결정만 남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자기자본 3조3078억 원 규모의 업계 4위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을 합병한다면 자기자본 7조6천억 원대의 초대형 증권사가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식위탁매매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수익률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부문의 강자인 대우증권과 합쳐지면 증권업의 주요 분야들을 망라해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김 부회장은 대우증권의 해외 영업망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직접투자와 금융자문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해외거점 12곳을 보유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러나 김 부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한국투자금융은 이 컨소시엄에서 5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투자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다면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확충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김 부회장이 보유한 한국투자금융 지분(22.6%)이 낮아질 수도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예비입찰은 11월2일 마감된다. KDB산업은행은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후보를 결정한 뒤 대우증권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내년 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