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 모기업인 이스타홀딩스 소유의 이스타항공 주식 422억 원가량을 이스타항공에 넘기기로 했다.
이상직 의원은 29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을 통해 “이스타항공 직원의 임금체불 문제에 창업자로서 매우 죄송하다”며 “이스타홀딩스에서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이스타항공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이스타항공 지분을 39.6% 들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가 66.7%, 딸 이수지씨가 3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4월 인수계약 당시 계약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22억 원(1주당 1만964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직 의원은 250억 원에 이르는 체불임금 문제로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 과정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상직 의원과 자녀들은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매각해 상당한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상직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항공산업이 풍전등화이며 이스타항공과 구성원은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놓여 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자와 가족들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제주항공이 약속한대로 진정성을 지니고 인수작업을 서둘러주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대표는 정부를 향해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종구 대표는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 투자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스타항공 인수주체인 제주항공은 이번 발표를 두고 공식적 입장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기자회견은 일방적 발표형식을 띄고 있어 제주항공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공식적 입장을 현재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