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회장에 오르자마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업계가 직격타를 맞으며 위기 극복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성희 회장은 농협과 농업계의 숙원인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농업인 월급제 등을 제시하지만 농협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남형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 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번에는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한 지 어느덧 100일이 넘어가는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농가 인구 수는 224만 명이 넘고 전체 국민의 4.5%에 이릅니다. 선진국 전체 농업인구가 1% 미만인 점을 보면 아직도 농가 인구 수가 많다고 볼 수 있는데요.
조합원 수 213만 명, 조합 수 1118곳을 넘는 농협 그리고 이 농협을 이끌고 있는 이성희 회장의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농가소득 증대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성희 회장 그리고 농협의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농가소득 증대방안에 대해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김남형(이하 김)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입니다.
곽 :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의 모든 분야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일반 농업뿐만이 아니라 화훼농가 등 그밖에 여러 농업 분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타를 맞았다는 표현이 나오고 있는데 우선 코로나19로 농업분야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이것부터 짚어주시죠?
김 : 먼저 현재 농업부문 피해 상황을 보면 2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국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개학이 연기됐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급식이 중단됐고 학교 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농가에 큰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계약재배를 통해 농산물을 납품하면서 출하시기를 맞춰 왔는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장기간 보존이 어려운 품목들을 폐기처분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곽 : 지금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수가 1만여 곳이 넘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급식과 관련된 농가의 생태계 타격이 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다시 등교가 시작되긴 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그동안 입은 피해도 막대하기 때문에 어떻게 복원될지 걱정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시즌이 졸업 시즌이었는데 졸업이 연기되거나 취소, 축소되는 일이 있어서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는 상황이 어떤가요?
김 : 화훼농가는 연간 수익 40%가량을 2월 졸업시즌에 올리는데 코로나19 확산과 졸업시즌이 겹치면서 큰 피해를 봤습니다.
여기에 결혼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잠시나마 판매가 회복되나 싶었지만 이태원 클럽 사태로 다시 확산되면서 꽃 소비가 또 다시 위축돼 화훼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성희 회장이 농협 회장에 오르자마자 코로나 19사태로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곽 : 그렇군요. 코로나19로 농업계 전반이 큰 피해를 입어 어려움에 빠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북지역 같은 경우 지난해보다 8% 넘게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농협에서 숙원사업이라 외쳤던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이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될까요?
김 : 농가소득 증대는 농협과 농업계의 숙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 회장은 농가소득 5천만 원을 최대 과제로 삼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이 농가소득 5천만 원 공약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2005년 농가소득이 3천만 원대(3050만 원)로 오른 이래 13년 만인 2018년 4천만 원대(4207만 원)에 진입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농가부채가 2017년 2637만5천 원에서 2018년 3326만9천 원으로 급증하면서 소득과 부채가 함께 상승해 실질적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곽 : 농가 빈부격차도 심각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2018년 소득 상위 20%의 농가소득은 1억309만 원이지만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연간소득은 928만 원으로 11배가 넘게 차이가 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성희 회장이 새롭게 추진하는 농가소득 증대방안으로 농민수당 확대,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도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인 월급제 확대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어떤가요?
김 : 농업인 월급제는 지역농협이 농민에게 소매대금을 선지급한 다음 수확 후 그 돈을 상환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때 지자체가 대출이자 비용을 지원해서 농업인의 대출비용을 감소시키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대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협은 소득의 안정적 배분과 계획 경영을 통해 농가의 경영 안전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곽 : 농업인 월급제에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월급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돈을 받지만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 수확기에 받아야 할 될 돈을 미리 나눠서 달마다 받는 돈이거든요.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이 돈을 갚아야 하니까 빚을 떠안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책이 벼 중심으로만 돼 있어서 다른 농산물에는 혜택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 개선방안들이 나오고 있나요?
김 : 농협은 농업인 월급제 적용품목을 벼 중심에서 원예작물, 과수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태도입니다.
지자체 재정상황을 고려해 중앙정부 및 광역지자체 차원의 예산지원이 가능하도록 법률개정과 예산확충을 지속적으로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구체적 시행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농업인 월급제가 이성희 회장의 핵심 공약인 만큼 조만간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곽 : 농업인 월급제뿐만 아니라 농민수당, 농업인 퇴직금 등 다른 공약들도 모두 돈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는데 이것을 농협 자체 자금만으로 추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 : 사업에 들어가는 재원이 막대한 만큼 농협 단독으로 추진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지자체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의 재원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설득하기 위해서 이성희 회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여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곽 : 그렇군요. 지금까지 저희는 코로나19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 이성희 회장이 어떤 공약을 내놓고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성희 회장은 회장에 오르자마자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마어마한 위기상황을 맞았습니다. 또 극복해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 농업인 월급제 등을 제시하지만 농협 자체 자금만으로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농협의 또 다른 주요 과제인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과 이성희 회장의 농협 구조개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