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이 흥행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엔진떨림, 핸들잠김 등 품질 문제를 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빠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흥행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5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신형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 안에서 새 기록을 계속 쓰고 있다.
신형 G80은 5월 7216대 팔렸는데 제네시스 브랜드가 2015년 11월 독립한 뒤로 처음으로 월별 판매량 7천 대를 넘겼다.
또 신형 G80은 5월 국내 승용차 판매순위 5위를 차지했는데 다소 가격대가 높은 고급 브랜드 차량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 건 처음이다.
더욱이 신형 G80은 고급 준대형세단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와 판매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5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는 신형 G80보다 4422대 적은 2794대 팔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런 흥행열풍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 발생했다. ‘품질’ 문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형 G80을 구매한 뒤 엔진떨림, 핸들잠김 현상 등을 경험했다는 말이 속속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 품질을 놓고 불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일부 신차에서 초기 결함현상이 발견되는 일이 적지 않지만 같은 경험을 한 소비자들이 ‘이정도 결함이면 차를 만드는 걸 잠시 멈추고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 ‘자동차리콜센터에 결함을 신고해 대응력을 키우자’ 등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품질 문제를 서둘러 바로잡지 않으면 신형 G80의 흥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로 4일 신형 G80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하자 몇몇 소비자들은 곧바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화재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인 데도 현대차가 과거 신차를 내놓았을 때 초기 결함 등으로 불신이 쌓였던 탓에 화재사고에 크게 반응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이를 두고 차량 결함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신형 G80에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직 차량 화재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화재사고 조사 과정에서 운전석 부근 차량 하부에 대형 트럭용 에어클리너가 박혀 있었다는 점, 왼쪽 앞바퀴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운전자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화재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가 또다른 제네시스 신형차 GV80의 출고를 잠시 멈추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날 GV80 출고 대기고객들에게 차량 일부에서 엔진떨림 현상이 발견돼 이를 점검한 뒤 출고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G80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는 올해 3월 2015년 G80의 전신인 2세대 제네시스 출시 뒤 6년 만에 이를 완전변경(풀체인지)한 신형 G80을 내놨다.
신형 G80은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2천 대 넘는 물량이 계약되면서 흥행조짐을 보였다. 이후 4월 4157대, 5월 7216대 팔리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