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자동차 사장이 하반기 미국 자동차시장 수요 회복에 맞춰 K5와 쏘렌토 새 모델을 출시해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기아차는 지난해 텔룰라이드와 올해 셀토스를 출시하며 미국시장에서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코로나19 이후 K5와 쏘렌토 새 모델을 통해 점유율 확대 흐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기아차는 미국 자동차시장 수요가 회복하면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른 판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해 출시한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텔룰라이드가 지속해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기아차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치솟았던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하향안정화하고 있다”며 “5월 들어 공장도 다시 가동되는 등 미국 자동차시장 역시 코로나19의 안정화 국면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송 사장은 3월 대표이사 내정 뒤 첫 번째 공식행사로 경기 평택항을 찾아 수출을 독려하는 등 해외시장 확대를 제1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시장에서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아차는 세계 170여 개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판다.
기아차는 지난해 전체 해외판매(IR발표 기준)의 27%인 61만5천 대를 미국에서 팔았다. 미국의 뒤를 잇는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보다 5%포인트 가량 많다.
송 사장은 K5와 쏘렌토의 신형 모델을 앞세워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코로나19 이전 상승세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기아차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출시한 텔루라이드와 올해 선보인 셀토스 판매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아차는 1분기 미국시장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자동차시장 수요는 12.5% 줄었는데도 성과를 냈다.
기아차는 4월에도 미국에서 선방했다. 기아차는 4월 미국 판매량이 2019년 4월보다 38% 줄었지만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은 수요가 47% 감소했다.
그 결과 기아차는 올해 들어 4월까지 미국시장 점유율이 4.0%로 확대됐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빌 페퍼 기아차 미국 법인(KMA) 영업담당 부사장은 4월 판매실적을 발표하며 “기아차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도 4월 상대적으로 좋은 판매 성과를 냈다”며 “특히 텔룰라이드와 셀토스를 향한 소비자 수요가 높았다”고 말했다.
송 사장이 현재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는 K5와 쏘렌토는 미국시장에서 강자로 평가된다.
▲ 송호성 기아자동차 사장(가운데)이 20일 수출 선적부두 평택항을 찾아 수출 대기 중인 니로EV를 살펴보고 있다. <기아자동차> |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쏘렌토와 K5를 각각 9만6천 대씩 팔았다. 모닝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차 2위와 3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텔룰라이드와 셀토스가 잘 팔렸다고 해도 K5는 올해 들어 4월까지 2만7239대가 팔려 1위에 올랐다. 쏘렌토도 2만2341대가 팔려 K5, 포르테, 스포티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송 사장이 미국시장 회복기에 맞춰 K5와 쏘렌토 새 모델을 내놓는다면 텔룰라이드와 셀토스 출시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 근거다.
K5와 소렌토는 텔룰라이드와 함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송 사장이 미국시장의 상황 변화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아차는 코로나19에 따라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3월 말부터 멈췄다가 5월 초 다시 시작했는데 쉬는 동안 기존 설비를 신형 K5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기아차 관계자는 “K5는 지난해 말, 쏘렌토는 올해 3월 국내에 출시돼 좋은 판매흐름을 보이며 상품성을 확인했다”며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