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6월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김 회장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승마를 활용한 사회공헌사업뿐만 아니라 재무지표 개편을 통해 공익성을 높이려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마사회 경마 종사자들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데다 내부 기강해이 등의 문제가 드러나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25일 마사회에 따르면 2019년 6월 경영평가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공공성 부족을 이유로 미흡(D)등급을 받은 이후 김 회장은 경영개선 태스크포스팀을 회장 직속으로 발족해 지적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마사회는 이전까지 경마 매출과 순이익, 부채비율을 관리하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쳐왔으나 올해부터 ‘지역경제 기여액’이라는 항목을 새로 만들어 재무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지역경제 기여액 지표를 통해 마사회의 공익성을 파악하고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역경제 기여 강화 등 공익성을 높인 재무지표 개선을 통해 공익성과 수익성이 균형을 이룬 합리적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의 공익성을 높이기 위한 '힐링승마'사업 규모도 확대했다.
마사회는 소방공무원, 교정직, 방역직 등 공공직무를 수행하며 과다한 직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직군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승마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행 첫 해인 2018년에는 997명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2019년에는 4134명의 소방공무원, 해양경찰, 방역직, 교정직 등이 사회공익 힐링승마에 참여했다.
힐링승마에 참여한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수면의 질이 26% 개선되고 피로도가 13% 완화되는 등 업무효율성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마사회는 전했다.
마사회는 이해관계자를 지역사회 주민까지 확대하고 상시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라는 기재부의 지적에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마정책자문단’ 신설했다.
마사회는 자문단이 낸 의견을 종합해 마사회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2020년 경마계획을 수립하는 데 반영하기도 했다.
이런 공공성 강화 노력에도 마사회 내부에서 잇달아 문제가 불거져 나오며 올해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시선도 마사회 안팎에서 나온다.
김 회장은 부산경남경마기수협회 소속이었던 문중원 기수의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 이후 기수와 조교사에 관련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조교사 개업 심사에서 외부위원의 비율을 확대하고 정량평가 비중을 대폭 높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개편안을 내놨다.
또 2020년 1월부터 승자독식 형태였던 상금구조를 개편했으며 기승 제한시스템과 외부마사 확보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과 관련해 한국경마기수협회와 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올해 3월 부산경남본부 소속 조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져 사회적 논란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더구나 4월에는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뒤 노래방에서 유흥을 즐긴 상임이사 2명이 발각돼 입길에 올랐다. 이들에겐 각각 해임과 의원면직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6월 결과가 발표될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한번 더 낙제점을 받으면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마사회는 지난해 6월 발표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2017년도 받은 보통(C) 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진 것이다.
김 회장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 사장으로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회의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문재인 후보 지지활동을 했다.
2018년 1월19일 한국마사회 회장에 올랐으며 임기는 2021년 1월18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