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청정 제주’ 사수를 위해 코로나19 지역감염을 막는 데 안간힘을 쏟는다.
원 지사는 4월30일부터 시작된 6일 동안 연휴기간에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음에도 방역에 성공해 최근 '코로나19 청정지역' 선포까지 했지만 이태원을 방문한 제주도민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나와 지역감염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코로나19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끌어올리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원 지사는 이태원 방문자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해 검사를 회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비밀 보장을 강조하며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이 방역망을 피해 숨어들면 지역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금은 코로나19방역이 최우선이므로 클럽 방문자들이 자진신고를 하면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해주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제주도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제주도민은 11일 오전 11시 기준 모두 21명으로 파악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주도에 알려온 인원이 3명이고 도내에서 자진신고한 인원이 18명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14번째 확진자 한 명인데 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는 제주 안에서만 최소 140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14번 확진자가 코로나19 무증상 상태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제주도민 가운데 학생 10명과 교직원 9명 등 모두 19명이 포함되면서 지역사회 감염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제주도민과 이들이 접촉한 사람들에 관한 대대적 역학조사를 벌이는 외에 제주도내 클럽 및 유흥주점 등 모두 786곳을 대상으로 긴급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클럽이나 유흥주점 같은 밀접 접촉이 일어나는 업종에 관한 대대적 점검과 함께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부터 청정제주를 지켜내는 데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특히 학교에서 감염사례를 막기 위해 각급 학교 전담관리자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그는 1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연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이 에 안전하거나 일상을 돌아간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서는 안된다”며 “강도 높은 방역을 지키면서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부처님 오신 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 입도객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2주가량 기간을 두고 한 단계 낮은 방역 태세인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논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셈이다.
하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치료를 받던 환자가 모두 퇴원하자 8일 제주도가 ‘코로나19 청정지역’임을 선포했다. 그러나 하루 만인 9일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제주도민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청정 제주'의 꿈은 하루 만에 깨졌다.
원 지사로서는 긴 연휴기간 많은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았음에도 방역에 성공했다는 성과를 알리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