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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가 신한금융을 1위로 만든 비결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5-06 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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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가 신한금융을 1위로 만든 비결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한동우 회장의 신한금융이 순항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3월26일 출범 2기를 맞았다. 한 회장은 2010년 신한금융을 뒤흔든 ‘신한사태’를 성공적으로 수습하고 지난 3년 동안 안정적으로 신한금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조9028억 원의 순이익을 내 2008년 이후 6년 연속 국내 금융그룹 중 순이익1위를 지켰다. 올해 1분기에도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홀로 55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글로벌 금융전문지 ‘더 뱅커’는 지난 2월 신한금융을 국내1위 금융브랜드로 선정했다. 신한금융은 이 분야에서 3년 연속 국내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브랜드 순위는 지난해 43위를 기록해 2012년보다 여덟 계단 올랐다.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선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30위에 올랐다.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한 회장이 이렇게 잘 나가는 비결은 무엇인가?


◆ 4대 지주사 중 독보적 실적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5584억 원의 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을 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직전 분기 3433억 원에 비해 62.66% 늘었고 지난해 1분기 4809억 원보다 16.11%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은 7조878억 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보다 2.95% 늘었지만 전년동기보다 7.37% 줄었다. 영업이익은 7578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62.13%나 늘었고 1년 전에 비해서도 13.55%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인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신한카드 1분기 순이익은 141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1% 줄었다. 카드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대손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67억 원의 순이익을 내 1년 전보다 43.2%나 감소했다. 거래대금 감소로 주요 수익원인 위탁수수료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신한생명도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46% 줄어든 218억 원에 머물렀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율차손익이 감소한 게 원인이었다. 이자율차손익이란 자산운용에 의한 실제수익률과 보험사가 약속한 예정이율 간 차이로 발생하는 손익을 말한다. 보통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자산운용수익률은 떨어지는데 약속한 예정이율은 고정되므로 손익이 줄어든다.


비은행 계열사의 이런 부진에도 신한금융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신한은행 덕분이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251억 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76.1%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보다 무려 50.1% 늘었고 지난해 1분기보다 25.8%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실적은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그것과 비교하면 단연 돋보인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모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373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9.2% 줄어들었다. 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258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7% 감소했다.


하나금융도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33.1%나 감소한 1927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1분기 1666억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역시 1년 전보다 35.49% 줄었다. 하나은행은 KTENS 사기대출 사건으로 655억 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 ‘관리의 신한’, 실적 선방의 비결


국내 금융사들이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유독 신한금융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의 관리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신한금융은 전통적으로 관리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선제적 위험관리와 차별화된 건전성으로 은행 대손비용 감소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금융회사에서 리스크는 무조건 회피하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는 평소 지론을 갖고 있다. 한 회장은 이런 지론에 따라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한 회장의 노력 덕분에 신한금융의 자산건전성은 업계 최고수준이다. 신한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15%로 국민은행(1.82%)과 하나은행(1.42%)보다 낮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1.16%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해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았다. 대표적 위험관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 비율도 낮다.


  한동우가 신한금융을 1위로 만든 비결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5개 지역 쪽방촌에 거주하는 소외이웃에게 방한 물품을 나눠주는 행사에 참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뉴시스>

신한금융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670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49.3%, 지난해 1분기보다 56.7%나 줄었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은 0.33%를 기록해 과거 5년 치 평균인 0.68%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기업에 돈을 빌려준 뒤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평가해 미리 쌓아두는 금액이다. 부실한 대출이 많다고 평가할수록 대손충당금도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대손충당금은 은행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신한금융이 그만큼 대출관리를 잘 했다는 뜻이다.


연체율도 최저수준이다. 1분기 신한은행 연체율은 0.44%로 직전분기보다 0.05%와 비교하면 올랐지만 전년 동기보다 0.27% 떨어졌다. 국민은행(1.04%)이나 하나은행(0.57%)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이자 핵심수익인 순이자마진은 관리덕분에 하락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2.32%(수수료 제외)로 직전분기보다 0.03%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 오히려 0.01% 늘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2.10%와 1.9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이 순이자마진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비용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이 보통예금 등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저원가성 예금비중을 높이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우량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비중이 늘게 되면 은행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은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확대정책을 꾸준히 펼쳐 올 1분기까지 은행 전체 조달 구성비의 33%까지 늘렸다. 신한은행의 유동성 핵심예금액은 직전분기보다 3.6% 늘었고 지난해 1분기보다 10.9%나 증가했다.


◆ 갈수록 나빠지는 수익성, 대책은?


그러나 실적악화는 한 회장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신한금융은 순이익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1년 이후로 지난해까지 순이익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 순이익은 2012년보다 18.0% 줄어들었다. 2012년 순이익은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순이익 3조 원를 넘겼던 2011년보다 23.8%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순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경영자가 주주의 자본을 사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거뒀는지 운용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두 가지 모두 경영자의 경영효율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재무지표다.


신한금융의 총자산이익률은 2010년을 기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2010년 8.39%였던 총자산이익률은 2011년 1.18%로 떨어졌다. 2012년과 지난해에 각각 0.84%와 0.66%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011년 13.16%를 기록했지만 2년 뒤인 지난해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신한금융 자기자본이익률은 7.06%였다.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의 경우 비용관리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황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시일 내에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1분기보다 2.1% 증가한 1032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12년 47.44%에서 지난해 52.37%로 올랐다.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낮은 편이지만 점점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가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전략적 비용절감에 대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가볍고 효율적인 조직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49개 점포를 통폐합하고 임대료가 싼 곳으로 지점을 옮기는 등 비용관리에 들어간다. 또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사용빈도가 줄고 있는 현금자동지급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1년 432대였던 CD기를 지난해 168대로 줄였다. ATM기는 지난해 손실이 많은 지점 중심으로 총 25대를 줄였다.


  한동우가 신한금융을 1위로 만든 비결  
▲ 신한은행은 지난 4월 1일 서울 태평로 본점에서 '신한미래설계'라는 은퇴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 은퇴시장에서 활로찾기 성공할까


한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12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시대에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원칙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은퇴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1월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은퇴 비즈니스를 지목했다. 이는 최근 금융의 화두가 ‘자산운용’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66조 원 규모였던 은퇴금융시장은 2020년 981조 원으로 3배 가까이 커진다.


한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가 퇴직연금을 얼마나 많이 취급하느냐보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중요하다”며 “과거의 보수적 운용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해외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운용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1일 업계 최초의 은퇴 비즈니스 브랜드인 ‘신한미래설계’를 선포했다. 신한은행은 전국 70개 거점점포에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하고 은퇴상담 전문가를 배치했다. 신한카드는 국민연금과 대한노인회와 손잡고 ‘국민연금증카드’와 ‘액티브 시니어 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노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약국과 병원 할인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한 회장이 강력히 추진하는 은퇴사업의 성패는 삼성생명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본다. 신한은행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8조2천억 원을 쌓아 삼성생명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10.7%)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퇴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12조2천억 원을 보유해 점유율 13.5%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미 2011년 2월 처음으로 국내에 은퇴연구소를 열어 1천 회 이상의 은퇴설계 교육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은퇴교육을 수강한 인원은 10만 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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