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일 기회를 맞았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데 숨통이 트였다. 개정안에는 보험사의 외화자산 투자 비중을 30%에서 50%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보험사의 해외투자 규제 완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이익을 늘릴 길이 열렸다.
특히 한화생명은 해외증권 투자비중이 규제 수준인 30%에 거의 이르렀는데 좀 더 유연하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은 2019년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 96조 원 가운데 42%를 국내 채권에, 29%를 해외 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보험사 수익원천은 보험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보험영업이익과 자산운용 성과에 따른 투자이익으로 나뉜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으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체질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보험영업이익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투자이익으로 보험업황 악화에 따른 보험영업이익 감소를 만회해야 하지만 이미 해외자산 투자비중이 30%에 육박한 상황에서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화생명의 해외자산 투자비중은 2015년 12%, 2016년 20%, 2017년 25%, 2018년 28%로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4월29일 한화생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채권 처분 이익이 투자수익률을 일부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하락세가 계속되면 신규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역마진이 확대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운용자산 이익률 3.45%를 보였다. 1년 전보다 0.2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 보험업법 개정으로 해외자산 투자비중을 늘릴 수 있게 되면서 한화생명이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진행해왔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은 해외자산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한화자산운용의 대체투자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고 한화자산운용에 유상증자 5100억 원 규모를 진행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외투자 한도가 높아진 만큼 중장기적으로 운용자산 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해외자산 투자를 50%까지 할 수 있더라도 무리하게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험사의 외화자산(외국통화, 외화증권, 외화파생상품 등) 자산운용한도를 일반계정, 특별계정 모두 50%로 높이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기존 보험업법은 보험회사의 외화자산 자산운용 한도를 일반계정 30%, 변액, 퇴직연금 등 특별계정 20%로 규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