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16일 미국 CBS의 '레이트 쇼'에 출연해 진행자인 스티븐 콜베어와 인터뷰하고 있다. |
팀 쿡 CEO가 추진하는 애플의 자동차사업 진출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꿔놓았듯이 자동차시장도 판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하지만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다르다며 무인자동차 개발에 협력해 인공지능 부문에 국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애플은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며 자동차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점차 자동차사업에서 발걸음을 넓히고 있다.
애플은 최근 자동차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늘리고 시험주행을 계획하는 등 자동차사업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팀 쿡은 애플의 자동차사업을 여전히 베일 속에 감춰놓고 있다.
◆ 애플의 자동차사업 진출에 관측 무성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애플이 2019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협의해 연구개발 인력을 늘리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융합을 통한 아이폰의 성공비결을 자동차사업에서도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로 알려진 전기자동차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뒤 수년 만에 세계 휴대폰시장을 완전히 뒤바꾼 일이 자동차시장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애플이 자동차사업에 어떠한 방식으로 진출할 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전기자동차만을 개발하고 있는지 아니면 완전한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동차업체들이 애플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다른 자동차기업처럼 자체 공장을 갖춰 자동차를 생산하기보다 아이폰과 같이 다른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애플의 자동차사업 진출이 무인자동차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 등의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이 자동차 생산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구글이나 GM, 우버 등 무인자동차 개발에 나선 업체들과 협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애플 자동차 연구개발 어디까지 왔나
애플이 자동차사업 진출에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수직적 제품 생산구조가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꼽힌다.
|
|
|
▲ 애플의 스마트폰과 자동차 연동 서비스 '카플레이'. |
포브스는 “애플은 음성인식서비스 ‘시리’를 통해 인공지능분야에서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무인자동차 기술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강화에 주력해 자동차를 “움직이는 커다란 컴퓨터”처럼 만들어 아이폰을 통해 보여준 혁신을 이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제프 윌리엄스 애플 수석부사장이 지난 5월 “자동차는 가장 궁극적 모바일기기”라며 “애플은 자동차 관련 사업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힌 것과 맥이 통한다.
팀 쿡은 이미 애플 기기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서비스 ‘카플레이’를 출시하고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팀 쿡의 자동차사업에 대한 야망은 카플레이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발전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자동차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팀 쿡 CEO는 최근 독일의 BMW 본사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자동차 관련 기술 협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테슬라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의 인력도 대규모 채용하며 별도의 시설에서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더그 베츠 피아트-크라이슬러 전 부사장과 무인자동차 분야 전문연구가 폴 퍼게일 등을 영입했으며 전기차 배터리업체의 인력을 영입하려다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에서 무인자동차 실험주행을 위한 시설을 예약하는 등 점차 자동차사업 연구개발의 성과를 실체화하고 있다.
◆ 팀 쿡, 왜 애플의 자동차사업에 침묵할까
팀 쿡은 최근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S를 홍보하려는 차원에서 미국의 유명 토크쇼 ‘레이트 쇼’에 직접 출연했다.
진행자인 스티븐 콜베어는 팀 쿡에게 “얼마 전 이 프로그램에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가 출연해 애플이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미 밝혀진 사실이니 속 시원하게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
|
|
▲ 팀 쿡 애플 CEO. |
그러나 팀 쿡은 애플은 여러 종류의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에만 역량을 집중한다”고 답변을 피했다.
애플은 최근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주주들로부터 애플의 신사업에 대한 계획을 확실히 밝혀야 할 것이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칼 아이칸은 애플에게 “애플은 자체적으로 제작한 자동차와 관련 서비스로 자동차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며 “‘애플 카’에 대한 확실한 소식을 들려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팀 쿡이 애플의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유는 사업의 성공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스마트폰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일”이라며 “애플은 관련 경험도 없고 경쟁사에 우위를 갖추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파이퍼재프리도 애플이 공격적 투자에도 자동차사업에 실제로 진출할 가능성은 50~60%에 불과하다고 봤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애플이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디넷은 애플이 시장에서 자동차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중형차와 SUV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사업진출을 위해서 자동차업체를 사들이는 것이 훨씬 빠른 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밥 러츠 전 GM 부회장은 지난 22일 “전기자동차사업은 이익이 크게 나지 않는 업종이라 애플과 맞지 않다”며 “애플이 전기차사업으로 금전적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자동차사업 진출은 창업 이래 최대규모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고 위험성도 크다”며 “팀 쿡이 사업계획을 밝히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