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까?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금리를 더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미국의 금리동결로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줄면서 이런 압박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은행, 금리 추가로 내릴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추가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동결로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며 “한국은행이 올해 4분기 안에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사상 최저치인 연 1.5% 기준금리를 3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경기는 내수위축에 수출부진까지 겹쳐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수출증가율은 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달 14.7%나 급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그러나 경기부진이 지속되면 2016년 경제성장률도 2%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실질금리 차원에서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며 “금리인하는 한국의 경기부진을 해소할 카드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유출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생겼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그동안 미국과 상반된 통화정책을 펼치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환율 변동성도 커진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며 “이번 금리동결로 통화정책의 여력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 이주열의 태도변화, 금리인하로 이어질까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동결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18일 금융협의회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방향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하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배경을 설명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를 언급했다”며 “미국의 금리정책 결정에 국제적 경제상황을 참고했다는 것은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국정감사에서 금리를 더 내릴 여력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금리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며 “한국은 현재 금리정책을 추가로 펼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현재의 금리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6일 만에 금리를 내릴 정책적 여력이 있다는 태도로 선회한 것이다.
신동수 연구원은 “이 총재가 현재 금리를 하한선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점이 시장의 기대를 커지게 만들었다”며 “한국은행이 전망한 성장경로가 하향조정될 우려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가 10월 인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데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계부채는 1130조 원에 이르며 올해 말까지 30조 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014~2015년에 걸쳐 금리를 총 1%포인트 내렸지만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은 0.18%포인트 오르는 데 머물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