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김진숙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도로공사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청장은 이르면 10일 오후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이 새 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공식 취임식을 열지는 않고 바로 업무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청장은 2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서 갑자기 물러났다. 그 뒤 이강래 전 사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도로공사 사장 공개모집에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청장이 공식 취임하면 도로공사가 1969년 설립된 이후 51년 만에 첫 여성사장에 오르게 된다.
김 전 청장은 인천 출신으로 인하여고와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학 메디슨캠퍼스대학원에서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전 청장의 공직 생활은 ‘첫 번째 여성’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1988년 23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건설교통부의 첫 번째 여성 기술직 사무관이 됐다.
그 뒤 건설교통부 건설안전과장,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등을 거치면서 첫 번째 여성과장과 국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임명되면서 국토부 아래 공공기관장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맡았다.
그 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을 거쳐 2018년부터 청장으로 일해왔다.
김 전 청장은 건설과 토목 분야에서 요직을 두루 맡았던 기술직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시절 수도권의 도로망 확충을 통해 교통혼잡을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시절에도 도로공사와 협력해 대전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회덕나들목(IC) 연결도로 공사를 추진하는 등 광역도로망 구축사업을 이끌었다.
남성 중심적 문화가 강한 국토부에서 경력을 쌓은 데다 부서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도 강해 ‘여장부’로 불린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이 관료 시절 꾸준한 업무 추진력을 보여준 점 때문에 도로공사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다”며 “공사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