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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사장(왼쪽)과 조현상 효성 부사장. |
조현준 효성 사장과 조현상 효성 부사장 형제가 효성 지분을 끊임없이 늘리고 있다.
두 사람은 애초 오너 일가의 경영권 안정을 목표로 지분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이런 목표를 달성하고도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이자 형제간 경영권 승계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효성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과 조 부사장은 이달 들어 효성 주식을 각각 3만2609주, 2만9982주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조 사장 지분은 11.70%에서 11.79%로, 조 부사장 지분은 11.02%에서 11.10%로 소폭 늘었다.
그동안 두 사람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 오너 3세 삼형제 중 둘째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2013년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지분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회사를 떠나면서 보유한 지분 252만 주를 전부 처분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 일가 지분률은 33.24%에서 26.40%로 떨어졌다.
30%를 밑도는 지분률은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지분을 늘려왔다.
두 사람은 8월 말 지분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라는 목적을 사실상 달성했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8월25일부터 28일까지 각각 10만4590주, 1만6228주를 사들였다. 두 사람이 2013년부터 사들인 주식 합계는 265만 주로 과거 조 전 부사장이 팔고 나간 주식을 넘어섰다.
최대주주 지분률도 8월말 33.55%까지 올라 조 전 부사장의 빈 자리를 완전히 채웠다.
하지만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9월에도 지분을 더 사들였다. 최대주주 지분률은 33.72%로 상승했다.
이미 소기의 목적을 이뤘음에도 두 사람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데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효성은 조석래 회장에서 아들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지분 매입과 경영권 승계를 연결하는 해석이 많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조 회장 지분(10.15%)을 넘어섰다.
두 형제가 나란히 지분을 매입하는 데 대해 경영권 승계를 두고 지분 경쟁을 벌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효성 관계자는 “지분 매입은 경영권 안정 차원”이라며 “두 사람이 서로 합의해 지분을 사는 것”이라며 지분 경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주식 매수는 효성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효성 주가는 11일 전일 대비 3.16% 오른 13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효성 주가는 8일 제자리걸음을 한 것을 제외하면 한 주 내내 상승세를 나타냈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