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강원지역 모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조만간 지역구 출마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지사를 잠재적 대선후보로 여겨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여기는 강원도민이 적지 않은 만큼 직접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짐으로써 강원도 전역에 더불어민주당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가 강원도에서 절반 의석 확보라는 민주당의 목표를 달성하면 곧바로 대선후보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27일 이 전 지사는 강원도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평화지역 현안 및 공약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역구 출마를 놓고 “3월5일 이전에 거취를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말 강원도에 머물며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진지하게 고민한 뒤 선거구가 획정되기 전에 거취를 말씀드릴 것”이라며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복권된 뒤 지역구 출마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나 “저는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거나 “고민이 깊다”고 대답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 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전 지자는 “어디 나타나면 ‘이 지역에 출마한다’고 할까 봐 강원도에 오지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총선과 관련한 이 전 지사의 첫 공식행보다.
민주당은 강원도에서 승리가 절실해 꾸준히 출마를 요구해 온 만큼 이 전 지사는 지역구에 직접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지사는 강원도에서 최초로 민주당 출신 도지사를 지냈을 정도로 지역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19일 중앙당에 “이 전 지사의 원주갑 출마는 지역구 한 석의 승리를 넘어 강원도 내 과반의 의석을 확보 할 수 있는 전략적 문제”라며 이 전 지사의 원주갑 출마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011년 강원도지사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될 당시에도 이 전 지사의 측면지원이 크게 힘을 보탰다. 당시 이 전지사는 직접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어 이 전 지사의 부인인 이정숙씨가 최 지사의 지원연설을 하기도 했다.
강원도가 이번 총선에서 접전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민주당이 이 전 지사의 출마를 강력하게 원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강원도에서 통합당에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만큼 이 전 지사가 직접 출마해 민주당 지지세 확산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은 특정 정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원과 경남 등은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여론 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주간통계를 기준으로 강원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은 2월 1주차에는 38.4% 대 32.9%, 2월2주차에는 38.8% 대 40.9%, 2월 3주차에는 29.5% 대 28.7% 등이다.
강원의 조사 완료 표본 수가 100명 이하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어 지지율 변동폭이 크다는 점 등까지 고려해도 어느 정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강원도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크게 패배한 지역이다.
민주당은 8개 지역구 가운데 원주을 1곳에서만 당선자를 냈고 나머지 지역구 가운데 6곳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동해시삼척시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이철규 의원은 당선 뒤 곧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