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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좀 시켜주세요" 로스쿨 학생들 하소연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1-07 18: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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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나 이번에 강제동원령 간다.” “거기 이제 졸업도 잘 안 시켜준대. 잘 생각해봐라.”


‘강제동원령’은 로스쿨 수험생과 재학생들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다. 강원, 제주, 동아, 원광, 영남을 뜻하는 말이다. 규모가 작고 변시 합격률이 저조한 지방로스쿨을 통칭해서 일컫는다.


  "졸업 좀 시켜주세요" 로스쿨 학생들 하소연  
▲ 지난해 변호사 시험 실시 모습

최근 ‘강제동원령’ 학교들이 변시 합격률을 높이려 강도 높은 자구책을 쓰고 있다. 성적이 저조한 학생을 졸업시험 통과 못하게 막는 것이다. 졸업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변호사 시험을 치를 수 없다. 정원 60명인 원광대는 21명을 졸업시험에서 떨어뜨렸고, 강원대는 입학정원 40명 중 8명을 떨어뜨렸다. 영남대는 70명 중 21명 정도를 탈락하려다가 학생들의 반발로 탈락자 규모를 조정했다. 졸업시험을 비판하는 대자보까지 붙었다.


로스쿨들은 왜 이렇게 ‘변시 합격률’에 집착하는가? 이유는 ‘변시 합격률 = 학교의 위상’이라는 공식 때문이다. 그리고 로스쿨은 5년마다 실시되는 재인가 심사를 앞에 두고 있다. 자칫하면 존폐 위협에 놓일 수 있는 이들 학교들은 더욱더 변시 합격률에 집착한다. 게다가 변호사 시험의 성적이 공개되지 않는 이상 학교별 합격자 수는 가히 절대적이다.


법무부는 2010년 3회 변호사 시험까지 정원(2000명) 대비 75% 이상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2회 변호사 시험을 보면 사실상 75% '이하' 합격자 수를 보이고 있다. 2회는 1회 대비 총점 40점이 높아졌고, 과략률과 초시과락률 모두 높아졌다. 절대적 상대평가로 학교를 다닌 로스쿨 2기생들이 1기보다 법실력이 뛰어나다고 볼 때, 합격률이 낮아질 수 없다. 인위적으로 1500명 수치에 맞추었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정원 대비가 아니라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따지면 불합격자 수는 매년 누적된다.


  "졸업 좀 시켜주세요" 로스쿨 학생들 하소연  
▲ 현행 제도 유지할 시,2017년 변시 합격률 37%
변호사 시험 지원자 수는 1회 1698명, 2회 2095명, 3회 2432명이다.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하락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자료집에 따르면 지금처럼 ‘정원 대비 75%’를 유지한다면 2017년 변호사시험 합격률 37%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로스쿨들이 변시 시험을 보지 못하게 원천 봉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학교의 합격률을 높이려면 정원을 조정할 수 없으나 응시자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졸업시험에 떨어져 변시를 치르지 못하는 한 학생은 “학교가 합격률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분모를 줄이는 것인데 졸업시험을 통한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 통제인 것”이라며 “로스쿨이 본연의 역할인 교육에는 무능력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손쉬운 합격률 높이기라는 숫자놀음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로스쿨학생협의회 서지완 회장은 “시험을 못 보게 해 합격률을 높일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교육을 통해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며 공부가 덜 돼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할 수 밖에 없더라도 학생들 자기 책임 원칙에 따라야하는 것”이라 말했다.


일본의 로스쿨 제도는 망했다는 평을 받는다. 로스쿨 도입한 이후 변호사 합격률이 하락해 로스쿨에 입학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메이지학원대 로스쿨은 2012년 입학생이 단 5명뿐이었다. 한국로스쿨이 현행제도를 유지한다면 일본 로스쿨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변호사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과 학교 측의 알력다툼은 심화될 것이고, 로스쿨의 인기는 시들해질 것이고, 다시 기존의 사법고시 제도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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