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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열린 중국 최대 게임쇼인 '차이나조이2015' 행사에 수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
중국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모바일게임의 국내진출도 늘고 있다.
이러다가 국내 게심시장을 중국 모바일게임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국내 모바일게임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 중국, 모바일게임 ‘공룡’이 되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규모는 지난해 5조1733억 원에 이른다. 규모에서 중국시장은 이미 국내시장보다 2배 이상 커져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매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40% 이상 증가하고 있다. PC온라인게임과 웹 게임 등에 쏠렸던 무게추가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 인터넷시장 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는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규모가 매년 3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8년 중국 전체 게임시장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 모바일게임시장의 중심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일본이었으나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인 미국도 조만간 중국에 따라잡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은 말 그대로 팽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모바일게임에 안방 내줄 판
중국 모바일게임은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중국 모바일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투박한 게임 캐릭터와 허술하고 유치한 게임 스토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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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은 중국 로코조이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탑오브탱커' (중국명 미스터탱커2)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중국 모바일게임이 국산게임과 수준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 |
국내 모바일게임시장도 점차 중국 모바일게임들의 판으로 변모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중국 모바일게임 ‘탑오브탱커 모바일’을 국내에 들여와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 게임은 구글 매출순위 10~15위 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중국게임도 국내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넥슨은 탑오브탱커 모바일 게임에 고무돼 ‘도탑전기’와 ‘천룡팔부3D' 등으로 중국게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전민돌격’의 국내 판권을 사기 위해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등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어 등 현지화 작업을 거치고 나면 중국게임과 한국게임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중국게임의 수준이 높아졌다”며 “중국은 매달 신작 모바일게임이 2천 개 이상 쏟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중국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게임회사의 중국사업 고전
이에 반해 국내 모바일게임이 중국에서 거둔 성적은 다소 실망스럽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게임빌은 올해 초 모바일게임 ‘별이 되어라’를 중국에 내놓기로 해 관심을 받았다.
당시 게임빌 주가는 중국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10만 원 선에서 무려 19만5천 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러나 별이 되어라 게임이 중국에서 거둔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에 비교해 중국 인기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도 중국 진출에 사실상 실패했다. 한빛소프트는 축구 모바일게임 ‘FC풋볼 매니저’로 중국 문을 두들겼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한 달만에 유통을 맡은 현지기업이 게임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과도한 보호주의와 이를 등에 업은 현지 퍼블리싱업체들의 텃세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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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빌은 모바일 게임 '바람이되어라'를 중국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을 ‘견고한 대나무 장벽이 겹겹이 쌓인 철옹성’이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와 세계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든 중국에서 텐센트의 위상이 절대적”이라며 “안이하게 중국에 들어갔다 현지 유통업체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 때문에 계약이 틀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중국을 아직도 얕보는 국내기업이 많은 점도 중국사업에서 실패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게임개발사가 만든 카피캣 게임(불법복사 게임)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선뜻 나섰다가 이들 게임보다 형편없는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불법복사 게임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며 “그런 게임이 매달 2천 개씩 쏟아지는데 그 속에서 살아남겠다는 절박한 자세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웹젠의 중국진출 성공방식
국내기업이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고전하는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게임을 통째로 수출해 성공하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현지 퍼블리싱업체를 통해서만 유통이 가능해 계약단계에서부터 을(乙)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지화 과정과 마케팅 등에서 현지기업과 마찰을 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인기게임이나 캐릭터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중국은 시장의 특성상 인지도가 높은 지적재산권이 적용된 게임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웹젠은 이 전략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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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웹젠 대표. |
김태영 웹젠 대표는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끌었던 PC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의 지적재산권을 중국 현지기업인 ‘천마시공’에 대여하는 방법으로 큰 재미를 봤다.
천마시공은 ‘뮤 온라인’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게임 ‘전민기적’(국내명 뮤 오리진)을 개발했다.
전민기적은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에 서비스돼 현재까지 구글과 애플 양대마켓 매출순위 7~9위 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흥행 장기화에 성공했다.
웹젠은 전민기적과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뮤 오리진 게임을 앞세워 하루에 7억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개발기업과 중국진출을 원하는 한국기업이 지적재산권(IP)에서 접점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 웹젠과 같은 방식의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