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형 하이브리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국내 완성차기업 처음으로 내놓으며 친환경 SUV 수요층을 공략한다.
자동차시장에서 가솔린 SUV, LPG SUV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SUV는 디젤’이라는 공식도 깨진 지 오래지만 몸집이 큰 차일수록 디젤엔진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하이브리드 SUV는 힘이 달린다는 선입견을 극복하는 게 주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기아자동차의 2020년형 쏘렌토.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르면 3월 쏘렌토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내놓는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4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새 쏘렌토의 엔진 라인업을 다양하게 꾸려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힌다.
새 쏘렌토에는 2.0리터 디젤엔진, 2.5리터 가솔린엔진, 1.6리터 가솔린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 등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진다.
기아차는 특히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에서 친환경 SUV를 향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쏘렌토가 이미 중형 SUV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모델인 만큼 친환경 SUV 수요를 공략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친환경 모델이 엔진과 엔진에 따른 부수적 성능을 빼고는 디자인, 실내공간 활용성, 편의 및 안전사양,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내연기관 모델과 사실상 동일한 스펙을 갖춘 만큼 소비자들은 익숙한 차량의 친환경모델에 관심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국내 완성차기업 5곳 집계에 따르면 전체 SUV 판매량에서 친환경차(전기, 하이브리드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에서 2019년 8.5%로 1.5%포인트 높아졌다. 친환경 SUV 판매량은 같은 기간 33.6%나 늘었다.
다만 몸집이 큰 SUV 차종에서는 여전히 '힘이 세다'는 이유로 디젤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쏘렌토만의 장점을 찾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국내 완성차기업의 판매량을 들여다 보면 중형 및 대형 SUV 판매량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를 빼곤 대부분 디젤모델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쏘렌토는 지난해 모두 5만23255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78%가 디젤차량이었다. 동급 경쟁차량인 싼타페는 디젤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6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기아차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에 1.6리터 가솔린엔진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성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쏘렌토는 완전변경을 거치며 몸집이 커지는 데다 전기모터를 얹으면서 차량 중량이 기존 모델보다 500kg정도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1.6리터 가솔린엔진만으로 기존의 주행성능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이브리드모델은 일반 내연기관차처럼 석탄연료를 쓰면서도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장착돼 연비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문제는 전기모터가 보조역할에 그치는 만큼 주행에서는 가솔린엔진의 역할이 크다.
기아차는 1.6리터 가솔린엔진을 얹은 준중형SUV 니로 하이브리드모델의 성능을 두고 평가가 나쁘지 않은 만큼 쏘렌토 주행성능을 둘러싼 우려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니로 하이브리드모델은 2019년 2만247대 팔려 국내 친환경 SUV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니로 하이브리드모델은 최고출력 141마력과 최대토크 27.0㎏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9.5km/ℓ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