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사업’을 품에 안아 서울역 북부역세권사업에서 한화건설에 패배했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털어낼까?
2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따르면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사업은 롯데건설 한화건설 GS리테일 컨소시엄의 3파전으로 진행된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11월 안에 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사업은 총사업비 3조5천억 원, 공사비 1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토지 입찰 기준가(최저가)만 1조 원에 육박한다.
마이스(MICE)는 회의(Meetings), 포상여행(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s), 전시·이벤트(Exhibitions·Events)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서울시는 마이스산업을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보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사업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마곡, 잠실, 창동 등에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마이스 단지와 공연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이 이 사업을 따낸다면 7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에서 한화건설 컨소시엄에 패배한 아쉬움을 다소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5만791㎡ 일대에 호텔, 오피스, 오피스텔 등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비 1조6천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강북판 코엑스’로 불릴 만큼 관련업계의 기대를 받았다.
롯데건설, 한화건설, 삼성물산 등이 서울 중심부인 서울역 북부역세권을 각자 그룹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롯데건설이 포함된 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은 토지 입찰가로 경쟁사보다 2천억 원 이상 높은 9천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수주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문제가 되면서 경쟁사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은 8월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내면서 사업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기각됐다.
롯데건설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다시 한 번 손잡고 서울역 북부역세권사업에 이어 대규모 개발사업인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에는 롯데건설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아직 구체적 역할분담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롯데건설은 향후 마이스단지 조성 과정에서 호텔롯데,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의 유통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다.
경쟁사 한화건설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손을 잡고 그룹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며 서울역 북부역세권사업을 따낸 기세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GS리테일도 유통 전문업체인 만큼 호텔, 백화점 등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상권 조성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곡지구 마이스는 강서구 마곡 8만2724㎡ 일대에 문화·집회시설, 업무시설, 컨벤션,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주택공사는 2018년 2차례에 걸쳐 민간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유찰됐다. 올해 8월 필수 도입시설 등 사업조건을 완화해 다시 입찰을 시행해 흥행에 성공했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2년 안에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서울시 등은 2025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