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 대기업과 사모펀드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몸값이 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21일 진행된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 CJ대한통운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등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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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
당초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오며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예상을 뒤엎고 여러 곳이 참여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매각가격을 최소 7천억 원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뿐 아니라 한앤컴퍼니,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 MBK파트너스 등 자금력을 갖춘 사모펀드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 때문에 동부익스프레스의 가격이 최대 1조 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이 흥행한 이유로 동부익스프레스의 성장성과 자회사들이 꼽힌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3위의 물류회사로 육상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뿐 아니라 항만하역과 고속버스, 렌터카사업도 하고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도 11% 보유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14년 동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152억 원, 영업이익 465억 원, 당기순이익 221억 원을 기록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온라인 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육상운송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동부인천항만과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항만하역을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동부인천항만과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연간 400~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도 주목받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초 진행된 KT렌탈 인수전에서도 매각을 주도해 KT렌탈의 매각가격을 1조 원 이상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당초 업계에서 KT렌탈의 매각가격이 7천억 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2차 본입찰까지 진행되면서 롯데그룹이 1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KT렌탈을 품에 안은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 과정에서 1차 본입찰 마감 뒤 매각방식을 경매호가(프로그레시브딜) 방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본입찰 때 7천~8500억 원에서 형성됐던 매각가격이 9천억 원대로 높아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어 2차 본입찰까지 진행하며 몸값을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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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하지만 당시 SK네트웍스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가격을 올리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1차 본입찰이 끝난 상황에서 다시 2차 본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 상도덕에 어긋난다는 얘기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당시 크레디트스위스는 기본 수수료 10억 원에 최종 매각가격에 따라 인센티브 형식으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에도 경매호가 방식으로 인수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입찰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한 뒤 협상을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