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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절박함, '미끼상품'에서 벗어나고 싶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11-06 16: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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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가 가격정찰제를 확대하며 아이스크림업계의 ‘제살깎기식 경쟁’을 멈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국내 빙과시장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아이스크림 ‘제값’을 알 수 없는 기형적 가격구조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절박함, '미끼상품'에서 벗어나고 싶다
▲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6일 빙그레는 국내 빙과시장의 왜곡된 가격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가격정찰제를 확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가격정찰제란 아이스크림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이다.

빙그레는 2018년 투게더와 엑설런트 등 카톤 아이스크림(떠먹는 아이스크림)에만 가격정찰제를 도입했는데 이를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등 제과형 아이스크림으로 가격정찰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카톤 아이스크림은 가족 단위의 소비자가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에 덜 민감한 상품에만 적용했던 것인데 이를 일반상품군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가격정찰제는 빙과업체들의 숙원사업처럼 꼽히지만 시도할 때마다 유통점주들과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에 막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아이스크림시장은 2010년 오픈 프라이스제가 도입된 뒤 판매자들이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던 시장으로 고착돼왔다. 오픈 프라이스란 최종 판매자가 상품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오픈 프라이스제는 판매자들끼리 가격 경쟁을 벌여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였지만 결과적으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아이스크림의 ‘제 가격’이 얼마인지 모른 채 유통되는 왜곡된 상황을 불러왔다.

이는 아이스크림제품의 수익성을 빙과업체들이 조절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가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은 ‘1+1’, ‘2+1’, ‘반값 아이스크림’ 등 상시적 대규모 할인상품으로 자리잡으며 자체상품 경쟁력보다는 매장에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는 ‘미끼상품’에 불과해졌다.

가격 주도권을 잃어버린 빙과업체들이 서로 납품가격을 낮추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여온 이유다.

왜곡된 시장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2016년에 한 차례 정부 차원에서 가격정찰제 도입이 추진됐지만 판매자와 소비자의 반발로 흐지부지된 뒤 2018년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푸드 등이 나란히 카톤 아이스크림에만 가격정찰제를 도입하는데 그쳤다.  

빙그레는 1년이 흐른 지금은 카톤 아이스크림 소비자가격의 소매가격 편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가격불신’이 많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크림의 기준가격을 제시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낮은 납품단가로 악화된 수익구조를 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정찰제가 안착하면 빙과업체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 경쟁보다는 브랜드와 상품성으로 경쟁하는 구도로 바뀔 수 있다.

또 최근 국내 빙과시장의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런 가격왜곡 현상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규모는 2015년 2조184억 원에서 2016년 1조9618억 원, 2017년 1조6837억 원, 2018년 1조6322억 원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만 국내 빙과시장이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푸드 등 4곳이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체제인 만큼 다른 경쟁업체들도 동참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빙그레가 가격정찰제를 확대하는 시기가 경쟁업체에게는 시장 점유율 확장을 꾀할 수 적기가 될 수 있다.

또 카톤 아이스크림과 달리 제과형 아이스크림에 가격정찰제를 도입하는 것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더 불러올 수 있다. 

이미 50%~90%씩 할인하고 있는 아이스크림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가격정찰제가 가격인상과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점도 빙그레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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