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 전면개편을 오픈뱅킹 도입 시기에 맞춰 시행하며 모바일앱 사용자 확보 경쟁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은행과 핀테크기업의 모바일 플랫폼시장 생존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 행장은 이런 변화를 기회로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31일 공식 유튜브와 TV, 영화관 등 채널에서 신한은행 쏠앱의 오픈뱅킹과 통합자산관리 등 새 기능을 홍보하는 광고영상을 내보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하나의 은행앱에서 다른 은행의 계좌를 관리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서비스를 30일부터 도입한 뒤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앱 사용자가 다른 은행앱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방어하고 다른 은행을 주로 이용하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고객은 기존에 여러 은행앱에서 쓰던 기능을 하나의 앱에서 대부분 실행할 수 있는 만큼 가장 편리한 하나의 앱을 선택해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행장은 이런 변화에 맞춰 신한은행 쏠앱을 단 하나의 '온리원'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10개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오픈뱅킹 도입 시기에 맞춰 쏠앱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전면 개편했다. 다른 은행들이 아직 모바일앱에 오픈뱅킹 메뉴를 추가하기만 한 것과 차별화된다.
진 행장이 연초부터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주요 목표이자 성장전략으로 제시하고 모바일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해 오픈뱅킹 도입 시기에 맞춰 앱을 개편해 내놓을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의 모바일앱 개편작업은 진 행장이 취임한 뒤부터 진행돼 약 5개월의 시간이 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도입으로 모바일앱 이용자 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 쏠앱에 자산관리 등 기능을 추가하며 한 플랫폼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쏠앱의 전면 개편은 은행앱에서 주로 쓰이는 상품 가입과 자금이체 등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의 통합 자산관리서비스가 중심으로 자리잡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앱 이용자는 가입한 은행과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의 자산 정보를 쏠앱에 모아서 관리할 수 있고 부동산과 자동차시세, 현금영수증과 연금 등 정보도 함께 볼 수 있다.
그동안 '토스'와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업체의 서비스에서 주로 지원하던 기능을 중심으로 앞세워 쏠앱의 정체성을 은행앱보다 핀테크앱에 더 가깝게 바꿔낸 셈이다.
쏠앱의 통합 자산관리기능은 다른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핀테크업체와 협업 등을 통한 서비스 강화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쏠앱을 통해 고객의 자산정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중순부터 핀테크기업도 오픈뱅킹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의 이용자 확보경쟁은 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쏠앱이 전면 개편을 통해 핀테크 모바일앱을 닮은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이런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오픈뱅킹 도입 이후 치열해질 모바일 금융플랫폼 경쟁환경을 쏠앱 가입자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진 행장의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은행 쏠앱은 지난해 출시된 뒤 1년 반만에 1천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영향력을 키웠다. 실제로 앱을 매달 이용하는 활성 사용자수도 600만 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쏠앱은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통합작업을 마무리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저축은행, 신한생명 등 계열사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진 행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전환에 과감히 투자해 신한은행이 디지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