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 해외 판매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위축되자 판매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줄이며 방어적 태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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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그러나 정 회장은 신차투입과 마케팅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6일 유럽기업연합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러시아시장에서 각각 7만9444대와 7만6215대를 팔아 10.2%와 9.7%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2.9%포인트, 2.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루블화 폭락으로 러시아 경기가 악화하면서 자동차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현대기아차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지만 글로벌 자동차회사들보다 판매량 감소가 적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현대기아차가 점유율을 늘린 데는 정 회장의 뚝심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루블화 폭락과 경제불안 등으로 러시아시장에서 생산과 판매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현지생산 물량을 유지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 자동차시장이 어려울 때 점유율을 확대하면 환율이 안정됐을 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러시아 자동차시장에 계속 주력했다.
정 회장의 뚝심은 13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도 잘 나타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당장 영업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할인공세는 펼치지 않겠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도 무리한 가격인하 대신 장기적 투자와 적당한 시기에 신차를 투입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미래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어려워도 한치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발상과 끊임없는 시도를 멈추지 마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어려움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더 강해질 것”이라며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판매강화를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다양한 신차들을 투입해 글로벌 판매강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상품성과 인기가 검증된 신형 투싼을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 중국시장에 잇달아 내놓는다.
현대차는 오는 21일 인도시장에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를 출시한다. 기아차도 올해 안에 신형 K5를 미국, 유럽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차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기아차는 미국 프로농구(NBA)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와 제품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또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을 활용해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