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반도체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 세계3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
|
|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한국투자증권은 15일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마이크론에 제시한 인수대금이 지나치게 적어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3일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의 인수가로 230억 달러를 제안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안이 마이크론의 이사회나 주주 승인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며 “마이크론의 주가가 1년 전보다 47.6% 하락한 상황이고 프리미엄도 19.3%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관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마이크론이 D램 과점시장의 주요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크론 주주들에게 19.3%의 프리미엄은 수용하기 어려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을 인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정치적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지적됐다.
마이크론은 반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클 뿐 아니라 미국 국방부와 항공우주국을 위한 특수 메모리반도체를 만들고 있어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를 통해 외국인의 투자가 안보나 기술수준을 유지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이를 저지할 수 있다.
유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면 미국의 외국인 투자위원회로부터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마이크론이 대만의 이노테라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중국기업이 대주주가 될 경우 대만정부의 심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마이크론은 전형적인 미국 성향의 기업이라 중국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데 경영진의 거부감이 크다”며 “설령 인수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정부의 승인을 받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
|
|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런 전망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모두 올랐다.
삼성전자는 15일 전날보다 0.82% 오른 123만5천 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보다 3.83% 증가한 3만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4일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 인수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3.24% 내린 122만5천 원에, SK하이닉스는 6.66% 떨어진 3만7850원에 마감했다.
마이크론이 중국기업에 인수될 경우 공격적인 확장으로 D램시장의 가격인하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