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10-20 15: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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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받을까?
DB손해보험은 자회사에 손해사정업무를 위탁한 비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금감원 종합검사도 이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금감원에서 이미 손해사정 자회사를 검사한 만큼 종합검사에서 다른 부문의 검사보다 ‘손해사정 몰아주기’와 관련된 사안을 중점적으로 조사받을 가능성이 높다.
손해사정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질병, 사고의 수준, 책임 등을 따져 보험금을 산정하는 업무다.
대형 보험회사들이 자회사를 통해 손해사정 업무를 처리하면 사실상 보험회사에게 유리하게 보험금을 산정해 소비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DB손해보험의 손해사정 업무 자회사 위탁비율은 88.8%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과 함께 손해보험업계 ‘빅3’로 꼽히는 현대해상(78.7%), 삼성화재(76.3%)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상반기 기준 장기보험금 불만족도 0.18, 장기보험금 지급지연율 3.79로 업계 평균보다 각각 0.02포인트, 0.53포인트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금감원은 8월 손해보험회사의 ‘손해사정 몰아주기’를 문제 삼고 DB손해보험의 손해사정 자회사인 DB자동차보험손해사정, DBCAS손해사정, DBCSI손해사정, DBCNS자동차손해사정 등의 검사도 진행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회사를 통해 보험금 산정이 이뤄지면 모회사인 보험회사의 입장을 대변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도한 시책비 지출을 지적받을 가능성도 있다.
DB손해보험은 독립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 과도한 시책비를 지급해 손해보험업계의 영업을 과열시켰다는 이유로 삼성화재, KB손해보험과 함께 금감원으로부터 개선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다만 DB손해보험을 향한 금감원의 종합검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손해사정 몰아주기가 보험업계의 공통된 문제로 DB손해보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에 보험사고 이해관계자는 손해사정업무를 못하도록 돼 있었는데 보험업법 시행령 예외조항이 만들어지면서 보험회사들은 자회사를 통해 손해사정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시행령 99조는 보험사 또는 보험사가 출자한 손해사정법인에 소속된 손해사정사가 그 소속 보험사 또는 출자한 보험사가 체결한 보험계약의 보험사고를 손해사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금감원은 업무를 마비할 정도의 부작용을 낳았던 과거 종합검사의 병폐를 충분히 감안해 "강도 높은 종합검사는 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계속 강조하기도 했다.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종합검사의 대상으로 처음 지목된 메리츠화재도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게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에 손해사정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DB손해보험뿐 아니라 모든 대형 보험회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을 돌아보기 전에 실시하는 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것 자체가 금감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DB손해보험으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인력 20~30명이 길게는 한 달 이상 한 금융회사에 머물며 회사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검사로 2015년 폐지됐다가 부활했다.
금감원은 18일 DB손해보험에게 종합검사를 통보했다.
금감원은 10월28일부터 11월8일까지 10영업일 동안 사전검사를 실시한 뒤 11월25일부터 12월20일까지 20영업일 동안 본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