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광주FC 매각을 위해 지역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이전 협의에 힘쓰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FC의 K리그1 승격 가능성이 전망되고 축구전용구장의 완공이 다가오는 등 매물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같은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의 기업구단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광주FC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시장은 광주FC 운영비에 부담을 느껴 구단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FC의 1년 운영비는 100억 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60억 원을 광주시가 지원하고 있어 광주시의 재정부담이 크다.
이 시장은 재정이 튼튼한 기업에서 광주FC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취임 초부터 광주FC의 매각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9월 광주시가 광주FC에 운영비 지원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입법예고한 것을 놓고 광주FC 매각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매각 철회는 없다”고 일축하는 등 매각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시장은 한국전력이나 호반건설 등 광주지역에 있는 지역기반 기업에 광주FC를 매각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FC 민간이전을 통해 시민프로축구단을 활성화하는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FC의 매물가치도 오르고 있다.
광주FC는 17일 현재 승점 67점으로 K리그2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위와는 승점 7점 차이다. 1위로 리그를 마치면 자동으로 K리그1으로 승격된다.
1부 리그인 K리그1로 올라가면 언론의 관심과 노출이 많아져 기업으로서도 인수하거나 투자할 매력이 높아진다.
전용축구구장 건설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광주FC는 2020년 시즌부터 광주월드컵경기장 옆에 조성되는 1만 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긴다.
축구전용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겨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는 대구FC가 꼽힌다.
대구FC는 1만2천 석 규모의 ‘DGB대구은행파크’가 개장한 이후 7차례 매진과 함께 구단 굿즈(상품) 판매도 늘고 있다.
시민구단의 매각 또는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시장환경이 최근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같은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기업구단으로 전환을 가시화하고 있어 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굴지 대기업과 대전시티즌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며 “기업이 구단 운영의 주도권을 갖고 대전을 연고로 해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현재 단계에서 기업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10월 안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올해 안에 본협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