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왼쪽)과 김만진 관광공사 국제관광실장이 7월4일 도쿄 도카이대학 교우회관에서 열린 도쿄지사 설립 50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올해 역대 최대규모의 힌국방문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부의 관광객 유치정책 기조가 달라지고 있어 안 사장도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28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모두 192만85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증가했다.
한일관계에 균열이 나타난 7월에도 전년 대비 관광객이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고무적이다. 관광공사는 정치이슈에 민감하지 않은 개별자유여행객(FIT)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7월 관광객 수는 6월과 비교하면 2.7%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7월 관광객이 6월보다 적긴 했으나 작년 감소폭은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다소 커졌다.
8월 들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파기 등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더욱 악화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월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예약이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일본 노선 축소 등의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안영배 사장이 세운 역대 최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라는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월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37만5119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다를 보이면서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2012년 352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7월 현재까지 추이와 통상 하반기에 관광객이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8~9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가 유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안 사장은 한일관계 경색이 심화하지 않았던 7월 초 일본에서 도쿄지사 개설 50주년을 맞아 직접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일본여행업협회, 일본정부관광국, 현지언론 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폈고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인 353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7~8월 동안 두 나라 사이가 크게 나빠지면서 안 사장도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할 때 사상 최대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진다.
이미 정부는 한국방문 관광객 유치전략의 방향을 틀고 있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다변화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적극적 재정 투입으로 중국·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등 관광객 유치 확대사업을 펴기로 했다.
민주당은 7일 한국관광공사에서 국내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일관계 악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관광 활성화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안 사장이 정권과 친밀한 사이라는 점에서 관광공사의 사업전략은 정부기조를 적극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고 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소위 ‘광흥창팀’으로 활동했다.
광흥창팀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몸담으며 대선전략기획 등을 담당한 조직인데 광흥창팀 출신으로 공공기관장을 맡고 있는 것은 안 사장이 유일하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9.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세가 둔화하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 18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안 사장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7월까지 누적 외국인 관광객은 976만6411명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