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적자 탈출에 이어 흑자기조를 구축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기요금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취임 때 의지를 보였던 ‘비상경영’의 실천도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수연 기자
곽보현(이하 곽): 오늘은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김종갑 사장은 두부장수? 전기요금 인상에 목매
곽: 김종갑 사장은 취임 이후로 줄곧 계속해서 전기요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말로 개편을 해서 한국전력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김수연(이하 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체계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한국전력에 큰 인상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수익에는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곽: 전기요금은 가정용이 비싸고 산업용이 쌉니다. 재정학에서 이중가격제라고 하는데 경제발전을 위해 산업현장에 전기를 싸게 공급하겠다는 이야기인데요.
산업부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내놓긴 했지만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 같지는 않고요 한국전력에 절대로 유리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김: 김종갑 사장은 기자간담회 때마다 원가 이하로 받는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두부공장에 그것을 비유했는데요.
원재료인 콩 값이 오르는 만큼 두부 값도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 한 ‘두부장수론‘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곽: 두부장수론이 굉장히 유명한데요.
이것말고 한국전력이 좀 더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움직임이 있습니까?
김: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청구서에 원가 구성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산업부가 전기요금 인상할 이유 없다고 밝히자 한국전력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죠.
공청회 때 한국전력 소액주주들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이 한국전력에 적자 부담을 지운다며 현장에서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곽: 한국전력은 사실 독점 공기업입니다. 동시에 한국주식시장과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상장사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해서 이사회는 전기요금을 낮추는 것이 배임이 되지 않을지 걱정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회사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을 인상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회사의 비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과연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 부분을 면밀히 살펴봐야겠습니다.
◆ 한국전력 내부 체질 개선과 재무구조 개편 적극 나서야
김: 한국전력이 2017년 4분기부터 영업적자를 보기 시작한 데에는 유가, 석탄 가격 상승, 원전 정비에 따른 이용률 하락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지만 불필요한 투자 지출이나 지원금을 줄이고 진행 사업을 효율화하는 등 자체적 노력으로 보완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곽: 그렇다면 그런 자체적 노력으로 한국전력도 자체 재무 개선방안을 만든 것이 있나요?
김: 내부적으로 만든 재무위기 계획안을 보면 약 2조 원 규모의 재무개선이 가능하다고 나와있고 3월 국회에 제출한 재무 개선계획에도 재무 개선이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계획만 세워졌을 뿐이고 아직 실천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곽: 제가 알아본 바로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은 이행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임원 연봉은 올랐습니다. 이때 보수한도가 21억7456만7천 원으로 잡혀있습니다.
김: 네. 국민연금공단이 한국전력의 최대주주로서 이사 보수한도가 너무 높다며 반대를 행사했는데요. 그래도 한국전력 주주총회를 통과했습니다.
곽: 이런 모습이 김종갑 사장이 2007년도에 하이닉스 반도체 대표이사로 있었을 때랑은 굉장히 다릅니다. 그때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달라보이거든요.
김: 그때는 스스로 보수를 35% 깎고 다른 임원들도 보수를 10~20%를 줄여서 구조조정의 강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그 결과 하이닉스 반도체는 7분기 째 이어졌던 적자에서 탈출을 했습니다.
곽: 그렇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던 김종갑 사장이 한국전력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요즘은 한국전력 적자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탈원전 논쟁도 시끄럽던데요. 그러면 정말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이 한전의 적자로 이어진 것인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어떤가요?
김: 지금으로선 한국전력 적자와 탈원전은 상관이 없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원전 이용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전 계획예방정비 때문이지 에너지 전환 또는 탈원전 정책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2018년부터 정비를 마친 원전이 하나둘씩 가동되면서 다시 원전 이용률은 높아지고 있고요. 2019년 한국전력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곽: 듣고보니까 탈원전은 한국전력공사 적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 등 자체 체질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김종갑 사장이 한국전략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음 시간에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